K리그 구단들, ‘승부조작’ 자체 조사

입력 2011-05-27 18:07

프로축구 K리그 구단들이 승부조작 파문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체 조사를 벌이는가 하면 혐의가 있는 선수들은 아예 경기 출전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등 파문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승부조작을 해 주는 대가로 브로커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골키퍼 A씨가 구속된 광주FC는 자체 조사를 벌여 해당 선수가 애초 승부조작을 노렸던 경기에서 뛰지 못한 것을 밝혀냈다. 구단 자체 조사 결과 브로커 김모(구속) 씨가 A씨에게 1억 원을 주면서 광주가 지게 해 달라고 요구한 것은 지난 4월6일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리그 컵대회 2라운드 원정경기였다. 부산과의 경기에 A씨의 출전이 유력해지자 브로커 김 씨는 광주 선수단이 부산으로 이동하기 전날 광주로 찾아가 승부조작을 해달라며 쇼핑백에 담은 1억원을 A씨에 건넸다.

하지만 경기 전날 코치진은 다시 A씨가 아닌 주전 골키퍼를 내보내기로 방침을 바꿨다. 그러자 A씨는 돈을 돌려주려고 브로커에게 연락했다. 구단 관계자는 A씨는 자신이 못 뛰는 대신 동료 선수를 포섭하려고 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컵 대회에서 세 경기를 더 뛰었지만, 이때는 승부조작 요구가 없었던 것으로 구단은 파악했다.

역시 선수 한명이 구속된 대전 시티즌은 27일 구단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대전은 “최근 불거진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와 유감을 표한다”며 “해당 선수의 계약해지와 함께 추후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창원 지검은 이날 낮 대전 선수 4명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구속된 이 팀 미드필더 박모(26)씨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했는지를 조사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김동현(27)의 소속팀 상주 상무는 김동현을 당분간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상주 구단에 따르면 지난 25일 검찰 조사를 받은 김동현은 28일 강원FC와의 K리그 12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상주로 간 18명의 선수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구단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체육부대에서도 자체조사를 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