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올림픽 전자호구 ‘대도’로 결정… 공인제품 바뀌어 세계태권도연맹-탈락업체 갈등

입력 2011-05-27 19:47

태권도 판정시비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채택된 전자호구가 런던올림픽을 불과 1년 여 앞두고 예상밖의 제품으로 바뀌면서 세계태권도연맹(WTF)와 탈락업체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2012 런던올림픽 조직위는 올림픽 때 사용할 태권도 전자호구로 그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널리 사용해오던 ‘라저스트’사 제품 대신 스페인에 본사를 둔 ‘대도 인터내셔널’사 제품을 채택키로 했다고 최근 WTF에 통보해왔다. 이에 앞서 WTF는 지난해 말 ‘라저스트’ 제품을 조직위에 추천했었다.

조직위가 예상을 깨고 전자호구를 ‘대도’ 제품으로 선회한 것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경기의 채점시스템 운영권한을 위임받은 ‘스위스타이밍’사의 결정 때문이다.

‘라저스트’제품으로 치른 지난 2, 3월 국내 태권도 대표 최종선발전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생, 승패가 뒤바뀌는 혼선이 빚었다. 이에 따라 ‘스위스타이밍’사 기술진이 이달 초 경주세계선수권대회에 파견돼 두 공인 제품에 대한 면밀한 기술 검토와 함께 자사제품과의 호환성 등 올림픽 환경에서의 적합성을 검토한 바 있다. 경주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조정원 WTF 총재는 ‘스위스타이밍’ 기술진이 포함된 전자호구특별위원회가 공인제품의 안정성을 면밀히 살핀 뒤 내년 올림픽채택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런던올림픽에서 자사 전자호구가 채택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던 ‘라저스트’사는 올림픽 채택이 무산되자 계약위반이라며 WTF를 압박하고 나섰다.

‘라저스트’사는 27일 기자회견을 자청, 다음달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올림픽 세계예선대회에 ‘대도’제품 사용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또 WTF와 조 총재에 대해 민·형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WTF측은 “계약상 ‘제품에 중대한 결함이 있을 때는 채택하지 않을 수 있다’고 돼 있고 전자호구의 채택여부는 WTF가 아닌 런던올림픽 조직위에 결정권이 있는 만큼 책임질 일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