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순천북부교회] 매년 새신자 100여명… 비결은 ‘전도 소그룹 목장’

입력 2011-05-27 18:05


전남 순천시 매곡동 순천북부교회는 지난해에만 110명의 새신자가 세례를 받았다. 유 목사가 부임하던 2003년 87명이 세례를 받은 이후로 해마다 100명이 넘는 새신자들이 북부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있다. 이들 세례자의 70∼80%는 전도 소그룹인 목장을 거쳤다. 그만큼 목장이 비신자 전도를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세례자가 많다 보니 1년에 한두 번 세례식을 가져서는 감당을 못한다. 북부교회가 매월 마지막 주 주일 낮예배 시간에 세례를 베푸는 이유다. 매년 부활절이나 성탄절에 세례식을 갖는 여느 교회들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다.

순천북부교회가 처음부터 비신자 전도에 초점을 맞췄던 것은 아니다. 2003년 4월 유병근(53) 목사가 부임하면서 교회 체질을 바꾼 것이다. “부임했을 당시 교회는 목회하기엔 장점보다는 약점이 많았습니다. 한마디로 목회하기엔 막막한 곳이었죠.”

우선 이곳은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었다. 한때 순천의 도심이었던 이곳은 광양·여천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구도심으로 전락했다. 지역 여건뿐만 아니라 북부교회 자체도 성장하기엔 제약이 많았다. 주차공간도 없었고, 로비나 소그룹실, 식당, 교육관 등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것이다.

기도밖에 할 수 없었다. 그때 하나님께서 유 목사에게 깨닫게 해주신 것은 ‘북부교회 안에 사역자가 많다’는 거였다. 그 당시 북부교회의 부교역자는 3명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누가 사역자란 말인가. 그게 교인들(평신도)임을 안 건 성경 베드로전서 2장 9절을 통해서다. 목사뿐만 아니라 모든 교인들이 제사장이요 사역자임을 깨달은 것이다. 거기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마태복음 28장 18∼20절을 통해 복음 전도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깨닫고 있었다.

평신도와 복음전도의 결합을 고민하던 그는 결국 ‘비신자 전도 소그룹’이란 결론에 도달했다. 기존 구역을 비신자 전도를 위한 소그룹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그렇다고 갓 부임한 목사가 처음부터 ‘변화’를 꺼내들 순 없었다. 수개월간 장로들과 성경공부를 하며 교회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다. 결국 그 장로들이 소그룹 인도자가 됐다. 초창기부터 목자(목장의 리더)를 하고 있는 ‘부룬디 목장’ 박춘석(62) 장로는 “한번도 소그룹을 인도한 적이 없는 장로들이 가장 모범적인 목자 역할을 하고 있는 걸 보며 소그룹을 통한 전도와 제자화를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룬디처럼 순천북부교회 144개의 목장은 대부분 나라나 도시 이름을 달고 있다. 네팔, 마닐라, 부룬디, 시리아, 체첸, 쿠르드…. 목장과 선교지를 일치시킨 것이다. 목장 모임을 할 때마다 선교지를 위해 기도하게 되고, 한달에 한번은 선교지를 위한 헌금 시간도 갖는다.

소그룹을 통해 비신자 전도가 활성화되자 교회 내 모든 게 활성화됐다. 유 목사 부임 당시 760여명이던 출석 성도는 지난해 1200여명으로 늘었고, 교회 예산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170여명이 출석하는 청년부는 인근 여수 순천 광양의 교회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순천북부교회는 이제 지난 30여 년간의 매곡동 시대를 접고 가곡동에서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지난달 17일 16500㎡(5000평)에 이르는 교회 부지에서 기공예배를 드렸다. “단순한 교회 건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혼 구원과 제자 삼는 교회의 목적을 더 가속화하겠다.” 유 목사를 비롯한 1200여 순천북부교회 교인들의 각오다.

순천=글·사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