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순천북부교회 유병근 목사는… 어린 시절 가난·방황, 성경 공부하며 믿음의 싹

입력 2011-05-27 18:06

순천북부교회 유병근 목사의 어린 시절은 가난과 방황, 회의로 점철돼 있다. 생활력 없던 아버지와 행상을 하는 어머니가 늘 술 마시고 싸우는 걸 지켜봐야 했다. 그에게 가정은 안식처가 아닌 전쟁터였다. 그에게 피난처는 오히려 학교였다. 초등학교 졸업 후엔 곧바로 중학교 진학을 못했다. 그만큼 가정형편이 어려웠다.

주위 어느 곳에서도 행복을 찾지 못하던 그는 결국 교회 행을 택했다. 마음속으로나마 행복을 찾기 위해 걸어서 한 시간 거리의 교회를 스스로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교회 청소도 하고 종도 치던 그는 거기서도 행복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를 교회에 나오게 하고, 봉사하게 했던 것은 행복이 아닌 종교적·도덕적 의무감이었던 것이다.

전북대 진학 후 과 선배를 통해 CCC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반발심만 생겼다. 학교도 다니지 않은 예수라는 청년이 스스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는 주장도 그렇거니와 죽은 자의 부활과 영생을 말하는 대목에서는 화가 나기까지 했다. 하지만 회의와 반발은 성경을 연대기별로 공부하면서 차츰 믿음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영국 변호사 프랭크 모리슨의 책 ‘누가 돌을 옮겼는가’는 그의 불신앙을 날려버리는 카운터펀치였다. 예수를 부인하기 위해 성경을 연구하던 모리슨을 사로잡았던 그 예수가 유 목사도 사로잡았던 것이다.

복음은 그를 바꿔놓았다. 그렇게 원망하던 부모님을 존경하게 됐다. 다들 피하려고 하는 군대에서도 선교사란 의식으로 더 열심히 훈련을 받았다. 고참들에게 핍박을 받으면서도 교회에 나가는 모습은 신앙을 드러내지 못하던 동료들조차도 담대한 신앙을 갖게 했다. 군대와 CCC에서 터득한 생생한 신앙과 공동체 정신은 이후 유 목사의 목회 방향과 내용을 결정했다.

그에게 스승은 두 명이다. 한국CCC 설립자인 고 김준곤 목사와 미국 휴스턴서울교회 최영기 목사. 그들에게서 민족복음화의 비전과 평신도 중심의 목회를 배웠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영혼 구원의 열정에 불탔던 사람들이다. 비신자 전도 소그룹의 모티브는 그들에게서 나온 것이다.

“목회의 부담감으로 짓눌렸던 목회 초년병 시절, 사람들의 인기나 박수갈채에 신경 쓰지 않고 주님의 소원으로 가득 차 있던 두 사람을 통해 비로소 목회의 짐이 가벼워질 수 있었습니다. 평생 두 사람을 스승으로 가까이 모시고 배워가는 게 저의 소원입니다.”

순천=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