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訪中 이후] 北·中 언론, 이례적 신속 타전

입력 2011-05-27 00:32

북한과 중국의 관영 언론매체는 26일 이례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중 국경을 넘지 않은 상황에서 방중 소식을 타전했다. 중국의 신화통신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모두 이날 오후 8시를 기해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확인하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내용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일정상 북한 땅에 들어간 것은 27일 새벽 시간대다.

김 위원장이 앞서 2000년과 2001년, 2004년, 2006년, 2010년 8월 등 5차례 중국을 방문했을 때 방중 보도는 김 위원장이 북·중 국경을 통과한 뒤에 나왔다. 지난해 5월 이번과 비슷하게 김 위원장의 귀환 직전에 다롄(大連) 톈진(天津)을 방문했다는 보도가 나가긴 했지만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 내용은 김 위원장이 평양에 도착한 뒤에야 소개됐었다.

이런 배경에는 중국 측의 요구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제대로 확인해주지 않는 중국 태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사실을 공식 확인해 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 방중 일정이 마무리되자 북·중 양측이 합의하에 동시 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