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이 코앞인데… KBL 총재-단장은 해외연수중
입력 2011-05-26 18:48
한국농구연맹(KBL) 총재를 뽑는 경선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프로 스포츠 사상 첫 총재 경선이 실시되고 있지만 공정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인표(68) KBL 패밀리 회장은 26일 프로농구 KBL 총재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총재 경선에는 전육 현 KBL 총재와 한선교 의원 등 3명이 총재 경선에 후보로 나서게 됐다. 여기에 이종찬(65)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경선 후보로 거론된다. KBL 총재의 임기는 3년으로 전 총재는 8월로 임기가 끝난다.
KBL은 내달 1일 임시 총회를 열고 총재를 선출할 예정이다. 총재를 선출할 때에는 총회 구성원인 10개 구단주의 3분의 2(7개 구단)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경선을 앞두고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현 총재와 각 구단 단장들이 참석하는 해외연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육 총재와 8개 구단 단장은 지난 23일 스페인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통상적으로 KBL 총회에서는 구단주 대신 단장이 참석한다.
이를 감안하면 전 총재는 경선 기간 동안 유권자 대부분을 데리고 해외로 나가 다른 후보들의 선거 운동을 막고 혼자 유권자들과 동고동락하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귀국 날짜는 경선을 불과 이틀 앞둔 29일이다. 후보들의 정견 발표는 투표 당일인 1일 단 한차례에 불과하다.
경선 후보 중 한 명인 한 의원은 “단장들을 만날 기회조차 제대로 가질 수 없다는 점이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KBL은 경선이 채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투표 방식 등 세부 경선 절차마저 마련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불공정 경선의 전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KBL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KBL 관계자는 “선진 농구를 경험하고 한국 농구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매년 이와 비슷한 시기에 총재와 단장이 함께 참석하는 해외 연수가 이뤄졌다”면서 “이번 연수도 이미 한 달 반 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