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해운사 ‘공격경영’ 앞으로

입력 2011-05-26 18:48


고유가에 발목이 잡힌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국내 ‘빅 3’ 해운사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이들은 사선단(자사가 직접 운영하는 선박) 확충은 물론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장기 운송계약 등을 적극 추진 중이다.

한진해운은 25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광석 운반 전용선 ‘한진 브라질’호를 인수하고 명명식을 가졌다. 축구장 3배인 길이 340m로, 포스코의 철광석 물량 운송에 투입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3월에도 광석 전용선 ‘한진 투바라오’호를 인수해 포스코 물량 운송에 투입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17일 한국중부발전과 1300억원 규모의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상선은 또한 올해 18만DWT(화물을 실었을 때의 톤수)급 대형 벌크선 4척을 인수할 예정이다.

STX팬오션도 최근 5만7000DWT급 벌크선 ‘STX 프라이드’호를 인수해 세계적으로 물량이 늘고 있는 곡물 운송에 투입했다. 회사 측은 “미국 및 중남미 곡물 수출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향후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엔 불확실한 시황을 공격 경영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실제 빅 3 해운사는 올 들어 선박 연료유인 벙커C유 가격이 급등하자 1분기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다. 싱가포르항 벙커C유 가격은 연초 t당 520달러에서 이달 초 678달러까지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비용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유가의 급등으로 인해 경영여건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운임 회복이 더딘 것도 부담이다. 벌크선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BDI(발틱운임지수)는 연초 1693에서 이달 초에는 1302까지 빠졌다.

반면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조선업계에서는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선) 수주가 본격화됐다. 친환경 대체에너지인 LNG 수요가 늘면서 세계적으로 발주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 LNG선은 영하 163도의 저온에서 LNG를 수송할 수 있도록 설계된 특수선박으로, 한국 등 조선 선진국만 건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척당 가격은 2억 달러를 넘어 수익성도 좋다.

대우조선해양은 26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가스운송회사 아빌코와 LNG선 2척 건조계약을 4억 달러에 체결했다. 이는 2008년 1월 브루나이 국영가스회사로부터 2척을 수주한 뒤 3년4개월 만이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지난달부터 영국 골라 LNG에너지 등으로부터 LNG선 8척을 총 16억 달러에 수주했다. 올 들어 세계적으로 처음 발주된 LNG선을 대량 수주한 것이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