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3대 기축통화 예상… 한국 유리

입력 2011-05-27 17:07


세계적인 경제석학인 배리 아이켄그린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교수는 26일 중앙은행의 금융감독권 보유 문제에 대해 “중앙은행과 금융감독 기관 간에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2011 한은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영국의 경우 영란은행과 금융감독 당국 간 소통 부재로 ‘노던락’ 은행의 뱅크런이 일어났다”며 “한 기관이 금융감독권을 행사하고 다른 기관이 긴급대출을 할 때 상호 충분한 소통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들이 거시건전성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중앙은행은 TV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대중과의 소통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러나 감독체계에 있어서는 분리형보다는 한국과 같은 통합형이 낫다고 강조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분리형 감독체계는 은행이 회피거래를 통해 감독이나 규제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앞으로 기축통화가 달러 외에 유로화와 위안화로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국으로서는 미국이 책임 없는 정책을 펼칠 경우를 대비해 위안화와 같은 대안이 있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동아시아 통화 통합은 정치적인 통합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면서 “향후 중국 위안화가 3대 기축통화가 될 것이며, 한국은 이로 인해 여러 대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메가뱅크에 대해서는 장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경제 상황이나 금융시장 발전 정도로 볼 때 한국에서 메가뱅크의 탄생은 도움이 될 수도,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면서 “대형은행은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대마불사(大馬不死)’ 또는 ‘구제하기 너무 큰(too big to save)’ 문제가 될 소지도 다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위스는 이런 문제 때문에 자기자본 규제를 더 강화했다”면서 “한국도 이런 사례를 연구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역사적으로 위기는 약 4년마다 돌아왔다”면서 “향후 또다시 금융위기가 올 것이지만 이전의 것들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