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최측근도 檢 칼끝 정권 심장부로?… 저축銀 ‘은진수 의혹’ 파장
입력 2011-05-26 21:47
부산저축은행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이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검찰의 칼날이 정권 심장부까지 파고드는 양상이다. 은 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감사원 늑장 발표 이유 있었나=감사원은 지난해 1월 28일부터 4월 2일까지 금융감독 당국의 저축은행 감독실태를 감사했다. 기간을 두 차례 연장하며 인력 99명을 투입한 대대적 감사였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 저축은행 부실 및 금융감독 당국의 허술한 감독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파악했으며, 김황식 당시 감사원장은 같은 해 5월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감사원은 그해 12월 16일 감사위원회를 열고 감사 결과 처분 요구서를 의결했지만, 금감원 직원 3명에 대한 문책은 보류됐다가 지난 3월 10일 최종 의결됐다. 처분 요구서 의결부터 보고서 최종 채택까지 3개월의 ‘공백’이 있는 것이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검찰에 수사 의뢰하거나 고발하지 않았으며 보고서는 부산저축은행 압수수색 직전 검찰의 요구를 받은 뒤 넘겼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측의 청탁을 받은 은 위원이 이 과정에서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했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감사원장을 포함한 감사위원 7명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는 감사 보고서를 심의 의결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관이다. 김 원장이 지난 2월 국회에서 “(저축은행 감사와 관련해) 일종의 청탁이나 로비가 있었다”고 지칭한 인사에 은 위원이 포함됐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감사원으로서는 최선을 다해 감사했다”며 “그러나 여러 외부 요인이 작용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은 위원은 누구?=은 위원은 친 MB 인사로 꼽힌다. 부산상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30회 사법시험에 합격, 1991년 판사 생활을 시작했지만 그 다음 해 바로 검찰로 자리를 옮겨 창원지검·서울지검 검사를 지낸 뒤 2001년 변호사 개업했다. 한나라당 대변인을 거쳐 2007년 대통령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지냈고, ‘BBK 사건’에서 이 대통령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법무행정분과 상임자문위원을 담당했으며, 2009년 2월 차관급인 감사위원에 선임됐다. 감사원의 4대강 공사 감사 때 주심을 맡았다가 야당의 ‘편파 감사’ 비판을 받기도 했다. 관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감사원 고위 간부 중 가장 많은 51억6816만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지호일 노석조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