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도 ‘승부조작과의 전쟁’… 인터폴에 10년간 300억원 지원해 불법베팅 근절

입력 2011-05-26 21:56

축구계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갖가지 비리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처음 수면 위로 떠오르는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은 다음 달 1일 회장 선거를 앞두고 뇌물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8년 11월 K3(챌린저스리그)와 실업축구(내셔널리그)에서 승부조작이 적발돼 관련자들이 처벌받았지만 프로축구에서 관련자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경찰은 K리그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했지만 수사는 K3와 실업축구 관련자를 처벌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후 축구계에서는 승부조작에 대한 소문이 파다했고, 이번 일이 불거진 이후에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26일 연루 의혹이 확인된 김동현(27·상주 상무)의 경우도 광주 상무 시절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각국 리그뿐 아니라 A매치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승부조작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 2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라트비아-볼리비아, 에스토니아-불가리아전에서는 7골이 모두 페널티킥을 통해 터져 승부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2006년에는 유럽 3대 리그인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유벤투스 등 유명 클럽이 무더기로 승부조작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일부 팀이 2부 리그로 강등되기도 했다.

승부조작 문제가 끊이지 않자 FIFA는 지난 10일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10년간 2000만 유로를 지원해 승부조작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시합이 진행되는 국가와 도박 베팅이 이뤄지는 국가가 서로 달라 한 나라의 수사 조직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다.

FIFA는 또 제프 블래터 회장의 연임에 도전한 모하메드 빈 함맘(62·카타르)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의 뇌물 공여 의혹을 조사키로 했다. 빈 함맘 회장은 다음달 1일 총회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대가로 잭 워너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 회장에게 뇌물을 준 의혹을 받고 있다. 빈 함맘 회장은 FIFA가 조사 방침을 밝히자 “선거에서 자신이 없는 누군가에 의해 의혹이 제기됐다”며 “FIFA 회장 선거에도 계획대로 출마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빈 함맘 회장의 출신지인 카타르는 지난해 12월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한 뇌물 의혹도 받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