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진수 감사위원, 청탁받고 영향력 행사 정황… 브로커 윤씨 돈 수수 가능성

입력 2011-05-26 21:58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차관급)이 부산저축은행의 로비 창구 역할을 한 브로커 윤모(56·구속)씨의 청탁을 받고 해당 저축은행 감사 등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은 위원은 이날 양건 감사원장에게 사표를 제출했고, 사표는 곧 수리됐다.

검찰은 윤씨로부터 은 위원과 지난해 수차례 만나 부산저축은행 감사 관련 부탁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씨가 로비 명목으로 부산저축은행 측에서 받아간 수억원 중 일부가 은 위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조만간 은 위원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대주주들이 은행 퇴출을 막으려고 은 위원을 통해 여권 고위 인사들을 접촉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은 위원은 지난해 초 윤씨를 통해 친형의 일자리를 부탁했고, 윤씨가 은 위원 형에게 지방의 한 호텔 카지노 감사 자리를 소개해줬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해당 카지노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은 위원의 형은 지난해 2월 23일자로 감사에 취임했다. 이 시기는 감사원이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감독실태 전반에 대해 감사를 벌이던 중이었다. 은 위원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 위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을 지냈고, ‘BBK 사건’에서는 이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한편 브로커 윤씨가 지난해 청와대 유력 인사와 친분이 있는 박모 변호사 사무실을 직접 방문,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감사 완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변호사는 “윤씨가 부산저축은행 직원과 함께 찾아와서 조사가 너무 강도 높게 진행되는데 감사원과 금융감독원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고 문의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윤씨가 부산저축은행의 퇴출 저지 로비의 전면에 나섰던 것으로 판단하고 윤씨를 상대로 로비를 위해 접촉한 인사가 누군지, 금품을 전달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논란이 일었던 인천 효성지구 도시개발 사업 시행사인 부산저축은행의 특수목적회사(SPC) 사무실 5곳을 압수수색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