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의 제왕’ 美 래리 킹 “사람과 사람 만나는 ‘연결’만큼 중요한 건 없다”
입력 2011-05-25 19:05
“북한의 지도자를 인터뷰하고 싶어요.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상을 보면서도 무슨 생각으로 현재의 방식대로 통치하는지 궁금합니다.”
‘토크쇼의 제왕’으로 통하는 미국의 유명 방송인 래리 킹(78)은 25일 ‘한국인 중 누구 한 명을 인터뷰해야 한다면 어떤 사람을 택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개막된 ‘서울디지털포럼 2011’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보통사람과는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인터뷰하고 싶다. 빈 라덴이 살아있다면 그를 인터뷰하고 싶을 것”이라며 “북한 지도자의 경우에도 왜 그렇게 군사력을 증강하는지 아주 궁금하다”고 말했다.
킹은 ‘분단국가로서 남북한은 서로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나라면 상대와 (나를) ‘연결(Connect)’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북한은 동포이고 공통분모가 많다”며 “한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연결’을 위해 노력하면 좋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미군이 한국전·베트남전에서 쓰고 남은 고엽제가 한국에 대량 매립됐는데, 미국 정부에 이 문제를 따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고엽제는 언제 어디서 사용하든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킹은 1957년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한 라디오 방송에서 출발해 53년을 방송인으로 일했다. 지금까지 그의 인터뷰에 응한 인물은 5만여명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까지 25년 동안 진행한 CNN의 시사대담 프로그램 ‘래리 킹 라이브’는 큰 인기를 누렸다.
처음으로 방한한 그는 이날 특유의 ‘멜빵 패션’을 하고 행사장에 나타나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으로 질문에 응했다. ‘래리 킹 라이브’를 그만두고 느낀 소회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끔찍하다. 내가 이렇게 그리워할 줄 몰랐다”며 웃음을 지었다. 자신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사람으로는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꼽았다.
기자회견에 앞서 그는 ‘연결자들(The Connectors)’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연설에서 그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연결’만큼 중요한 건 없다”며 “첨단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두려워하지 말고 위험에 맞서 끊임없이 연결하라. 그러면 여러분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디지털포럼은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SBS가 2004년부터 개최해온 포럼으로 27일까지 열린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