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정상회담] 낮 원총리, 오후 후주석 연쇄접촉… 中 ‘극진 접대’

입력 2011-05-25 21:38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5일 오전 9시쯤 베이징역에 도착, 곧바로 댜오위타이(釣魚臺)로 향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엔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후 주석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정상회담과 환영만찬=김 위원장은 오전 9시17분쯤 댜오위타이에 진입한 뒤 오후까지 한동안 외출하는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외국 정상들이 늘 이용하는 댜오위타이 18호각에 여장을 푼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전 11시30분쯤 미니밴이 댜오위타이 안으로 들어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탑승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원 총리과 오찬을 함께하며 회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방중 당시에는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 다음날 원 총리가 댜오위타이로 김 위원장을 찾아가 오찬을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 4시57분 정상회담을 위해 승용차로 10분 거리인 인민대회당으로 출발했다. 천안문(天安門) 광장 서쪽에 있는 인민대회당 회담장에는 빨간 카펫이 깔려 있었으며, 회담에 앞서 환영식도 열렸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회담은 5시30분쯤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1시간 이상 진행된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5월 방중 당시에도 오후 5시30분부터 7시까지 회담이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이어 후 주석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하는 등 극진한 대접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에는 지난 18일부터 이달 말까지 아시아·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 중인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제외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등 정치국 상무위원 대부분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만찬장에선 김 위원장을 위한 특별공연도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묵고 있는 영빈관인 댜오위타이 주변은 이날 오전부터 삼엄한 경비가 계속됐다. 외신기자들의 카메라 촬영 등도 허용되지 않았다.

◇26일쯤 귀로에 오를 듯〓김 위원장은 이날 하루 숙박을 한 뒤 이르면 26일쯤 귀로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는 앞서 24일 오후 2시5분 난징(南京)역을 출발, 19시간 동안 쉬지 않고 베이징으로 달려왔다. 그만큼 휴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이 귀로에 오르기 전 베이징 시내에서 첨단 기술 개발구로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춘(中關村) 등을 시찰할 가능성도 있다.

또 김 위원장이 귀로로 훈춘(琿春) 쪽을 택할 경우 북한 원정리∼나선(나진·선봉)항 도로보수 공사 현장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훈춘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도로 보수공사 착공식이 이달 말 북·중 고위 인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이 도로는 북한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나선특구 개발과 북·중 경협의 상징성을 갖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북한 남양에서 훈춘과 붙어 있는 투먼(圖們)을 거쳐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