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재정장관 후보자 청문회] 野 “MB노믹스의 아바타” 朴 “친서민 정책 보완할 것”

입력 2011-05-26 00:44


박재완 재정장관 후보자 경제관·재산 등 공방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공방이 오갔다.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 이미 청문회를 통과한 적이 있어 의원들의 질의가 도덕성 검증보다 정책 현안에 집중됐다.

‘MB 아바타’ 공세=이명박 대통령 최측근인 박 후보자에 대해 민주당은 “실패한 MB노믹스를 밀어붙이겠다는 오기 인사”라며 날을 세웠다. 이강래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MB노믹스의 아바타를 찾다가 후보자를 찍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MB노믹스를 유지하겠느냐”고 질의했다. 박 후보자는 “MB노믹스에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기조를 유지하면서 친서민, 동반성장 등으로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친박근혜계 의원들도 박 후보자에게 공격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혜훈 의원은 “인수위 시절 박 후보자가 정책과 감독을 같이하는 기관(금융위원회) 설립을 주도했는데 이는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은 것이고 그 결과가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이한구 의원은 박 후보자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할 때 추진한 4대강, 세종시, 토지주택공사(LH) 통합 등을 거론하면서 “정책 전반이 균형을 찾지 못했고 사회가 상당한 수준으로 양극화됐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인사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18대 국회 들어 자신의 소속 상임위가 연 두 차례 인사청문회에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를 몰아세우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오락가락 박재완=과거와 경제정책에 관한 견해가 달라진 부분에도 공격이 집중됐다. 특히 감세 문제와 관련해 교수 시절에는 180도 다른 의견이었다는 게 드러나 관심을 끌었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2001년 3월 신문 기사를 보면 박 후보자가 ‘세금 더 걷어서 소득 재분배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코멘트했다”며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2007년 국제유가가 100달러에 이르자 신문 기고를 통해 유류세 인하를 주장하면서 ‘참여정부가 팔짱만 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의원이었던 2005년에는 국제유가가 60달러에 근접하자 유류에 붙은 특별소비세율을 10% 낮추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며 “지금 국제유가가 106달러”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당시엔 휘발유 가격 가운데 60%가 유류세였다. 지금은 유가 중 48%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이에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유류세는 정액세여서 기름값이 오르니 자연히 유류세 비율이 낮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기업 사장 낙하산 인사와 관련한 박 후보자의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우 의원이 “국회의원 시절 ‘공기업 낙하산 방지법’을 발의했으면서 이후 ‘KBS 사장은 국정철학 구현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하자 박 후보자는 “어느 정도 적격성을 갖춘 사람이 공직에 임명되는 게 좋겠다는 취지에서 발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