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욕설 밥먹듯… 친구간 대화 절반이 비속어
입력 2011-05-25 18:33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 8명이 초등학교 때부터 욕설을 시작하는 등 학교 내 언어문화 개선이 시급하다. 교육 당국은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전국 초·중학생 12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생활에서의 욕설사용 실태 및 순화 대책’ 연구 조사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80.3%가 초등학교 때 욕설을 시작했다. 22.1%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58.2%가 초등학교 고학년 때 욕설을 배웠다고 답했다. 욕설을 사용하는 주요 상대는 친구(70.3%)로 조사됐다. 학생의 40.7%는 ‘교사에게 자주 또는 가끔 욕설을 듣는다’고 답해 많은 학생이 교사의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해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유·초·중·고교 교원 4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교원 10명 중 7명(66.1%)이 ‘학생들 대화의 반 이상이, 또는 조사를 뺀 모든 대화 내용이 욕설과 비속어’라고 응답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교총, 충북교육청은 25일 ‘학생 언어문화 개선 선포식’을 개최하고 연중 캠페인을 실시키로 했다. 청소년에게 바른 언어사용 습관을 만들어주고 교사, 학부모의 언어폭력을 예방하자는 취지다. 교총은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협력학교 운영, 가정·학교 교육용 동영상과 매뉴얼 제작, 교사언어 표준화 자료 및 원격연수프로그램 개발을 통한 언어순화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교총 강병구 교권연수본부장은 “학생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욕설문화가 한계상황”이라며 “교사부터 바른 언어사용에 모범을 보여야 하고 학부모, 언론, 인터넷 매체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