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금값에… 은행들 골드뱅킹 손턴다

입력 2011-05-25 21:31


한때 금값 상승으로 관심을 모은 골드뱅킹(금 적립통장)에 대한 은행권 반응이 싸늘해지고 있다. 최근 금값이 롤러코스터처럼 등락을 반복하다 보니 안정성 차원에서 고객들이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데다 투기냐 아니냐를 두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 은행은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는커녕 아예 취급을 않겠다는 입장이다.

골드뱅킹은 과거 보석상이나 금은방 등에서만 사고팔 수 있는 금을 은행이 대신 판매하고 수익률을 올리는 상품을 말한다. 골드뱅킹은 사실상 신한은행의 독무대다. 2003년 11월 ‘골드리슈’란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신한은행은 현재 관련시장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4일 현재 골드리슈 계좌 수는 9만3679개로 잔액은 올 초보다 800억원 정도 늘어난 2820억4800만원(금 중량으로 525만7906㎏)이다. 최근 1년 수익률은 26%로 웬만한 펀드보다 높다.

하지만 최근 은행권이 예금, 대출 등 전 분야에 걸쳐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골드뱅킹만은 사정이 다르다. 유일하게 신한은행만이 명맥(?)을 이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직격탄이 가장 큰 원인이다. 당시 금값이 원자재와 함께 바닥을 찍으면서 골드뱅킹 고객들은 엄청난 손해를 봤다. 최근 금값도 엎치락뒤치락하다 보니 위험성이 적지 않다. 실제 지난 2일 1560.70달러로 최고치를 찍었지만 뒤이어 하락세와 상승세를 반복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지난해 11월 ‘자본시장법상 파생결합증권에 해당한다’며 해당 상품의 수익에 세금을 매기기로 결정한 점도 골드뱅킹을 외면하게 만든 이유다. 이후 국민, 기업은행은 신규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골드뱅킹의 지존으로 불리는 신한은행도 계좌 수가 늘었다 하더라도 금 중량으로 따질 때 계좌 잔액은 2009년 말(776만7650㎏)에 비해 상당히 줄었다. 국제 금가격 시세로 수익률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달러 강세로 금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가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들도 이런 추세를 반영해 손을 터는 분위기다. 기업은행의 경우 아예 골드뱅킹을 없앨 계획도 검토 중이다. 안전한 자산관리가 생명인 은행이 투기적 성격이 강한 금 통장을 판매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판단이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