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한 대학교수, 대리운전기사 내연녀와 공모

입력 2011-05-25 18:27

부산에서 실종 50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 살해사건은 남편인 대학교수가 내연녀와 함께 치밀하게 공모해 벌인 범행으로 드러났다. 내연녀는 범행 한 달 후 유유히 해외로 도피했으며, 유럽을 거쳐 현재 호주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24일 아내 박모(50)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김해 A대학 강모(53) 교수를 구속하고, 해외로 도피한 강씨의 내연녀 최모(50)씨를 수배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2004년부터 대리운전기사인 최씨와 내연관계를 유지했다. 두 사람은 지난 3월부터 을숙도대교, 거가대교 등을 함께 답사하며 사전에 시신 유기장소를 물색하는 등 범행을 모의했다.

강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달 2일 밤 11시쯤, 부산 해운대구 모 콘도 앞에서 아내 박씨를 만나 자신의 차에 태운 뒤 인근 호텔 주위 공영주차장에서 목졸라 살해하고, 노끈과 쇠사슬로 묶었다.

강씨가 자신의 집에 차를 두고 나와 인근 주점에서 알리바이를 만드는 동안 최씨는 홀로 차량을 몰아 을숙도대교로 간 뒤 시신을 유기하려 했다. 그러나 최씨는 힘에 부치자 다시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두 사람이 함께 시신을 유기했다.

강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달 1일 최씨를 자신의 주거지 인근에 대기시킨 뒤 아내를 불러내 범행을 저지르려다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는 이날 최씨에게 ‘맘 단단히 먹으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냈다. 강씨는 범행 이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사를 찾아가 최씨에게 보낸 문자를 삭제했으나 경찰이 이를 복원, 범행 공모 증거자료로 확보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