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속내는 ‘이·팔 평화협상 거부’

입력 2011-05-26 00:45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과 ‘고통스런 타협’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네타냐후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 유대인 선조들의 고향 땅 일부를 포기할 수 있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며 처음으로 요르단강 서안지구 일부를 팔레스타인에 내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네타냐후 총리가 진짜 전하려는 메시지는 ‘평화협상은 없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평화협상을 위한 전제조건이 있음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을 유대인 국가로 인정하면 역사가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예루살렘은 영원히 이스라엘 땅이며 결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1967년 국경선은 이스라엘 안보상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은 요르단강 지역의 이스라엘군 주둔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팔레스타인 난민의 이스라엘 유입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참여한 단일정부와는 대화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네타냐후 총리가 언급한 전제조건은 팔레스타인이 모두 반대한 것들이어서 양측 간 평화협상 재개는 불투명하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측은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대해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라며 반발했다고 미 NBC방송이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설하는 동안 미 공화당·민주당 의원들은 20차례 이상 기립박수를 치며 그의 발언에 호응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