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치의 “석 선장 해적 총에 치명상”… 해적재판 3일째, 해적들 조타실서 총 든 아라이 봤다

입력 2011-05-25 18:17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 국민참여재판 3일째인 25일 석해균 선장의 주치의인 아주대 이국종 교수는 “석 선장은 해적이 쏜 총에 치명상을 입었다”고 증언했다.

이 교수는 이날 석 선장의 수술 20여일후 총상 부위를 찍은 사진을 추가로 공개하며 “왼쪽 옆구리와 팔, 대퇴부 등의 손상이 심각했다”며 “이는 유탄이 아닌 강력한 총탄이 팔∼옆구리∼대장∼간∼대퇴부를 관통해 뼈와 혈관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6곳 총상 가운데 해군 유탄에 의한 오른쪽 무릎과 오른쪽 등, 옆구리 3곳 총상은 뼈와 근육에 유탄이 박혀 있는 상태로 심각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마호메드 아라이가 석해균 선장이 총격을 받은 조타실에서 총을 들고 있는 모습을 봤다는 다른 해적들의 증언도 나왔다. 아울 브랄랫과 압디하드 아만 알리는 이날 법정에서 증인으로 나와 “‘아덴만 여명작전’이 진행된 1월21일 조타실에 아라이가 있었고, 총을 들고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는 “조타실 안에서 총을 든 적도 없다”는 아라이의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증언이어서 주목된다.

브랄랫은 그러나 “작전 당일 아라이가 조타실에서 선원의 셔츠를 잡고, ‘토크(말해라), 토크’라고 말하는 것과 이후 조타실옆 계단에서 총을 버리는 것을 봤지만 석 선장에게 총을 쏘는 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아라이의 변호인은 “작전 당시 석 선장이 총격을 받은 조타실에는 선원과 해적이 있었지만, 아라이가 석 선장에게 총을 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사람은 한명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편 구치소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브랄랫은 우리나라 말로 “검사님 앞으로는 다시 해적질하지 않겠습니다. 형집행 후 한국 국민으로 살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며 귀화의사를 밝혔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