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회 엄현섭 총회장 “위기의 한국교회 ‘루터’를 주목하라”
입력 2011-05-25 18:03
“칼뱅이 지배하는 한국 교회가 위기에 빠졌다. 이젠 루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기독교한국루터회가 위기의 한국 교회에 희망의 불빛을 비추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만난 루터회 총회장 엄현섭(65·사진) 목사는 “루터교는 기독교의 전통을 견지하면서도 복음을 강조해 왔다”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신앙적인 면에서 루터교가 한국 교회에 자극과 도전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루터교의 세는 미미하다. 고작 50여 교회에 성도 수 5000여명이다. ‘장·감·성’으로 통칭되는 주류 교단과는 비교조차 안 되는 규모다. 그렇다면 루터교는 무슨 근거로 ‘한국 교회의 희망’을 말하는 걸까.
엄 목사는 그것을 전통적인 예전에서 찾았다. 신생 교단이지만 예배만큼은 말씀(설교)과 성례전의 균형을 이루는 원형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예배의 회복을 통해 계속되는 교인 수 감소를 막을 수 있다는 게 엄 목사의 주장이다.
2017년은 루터의 종교개혁이 500주년을 맞는다. 한국 루터교는 조만간 ‘종교개혁 500주년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루터교의 성례전 소개와 한국루터학회를 통한 루터교 신학 확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교단 내부적으로는 루터교의 정체성 회복과 선교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형 교단의 신학이나 프로그램을 따르지 않고 ‘믿음, 은총, 성서’라는 루터교 본연의 정신을 살려나가겠다는 것이다.
루터교회 개척 목회자들에게 지원하는 개척자금도 기존 1억7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올렸다. 우수한 목회 자원들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올해 베트남 다낭 지역에 교회를 짓는 등 해외 선교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현재 루터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만 가입돼 있다. 하지만 이미 엄 목사가 2013년 WCC 부산총회에 적극 협력하기로 선언한 것을 비롯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의 협력을 통해 교회 연합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