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대안학교 굿뉴스사관학교가 영화 ‘회초리’에 수억 투자한 까닭은

입력 2011-05-25 18:03


기독 대안학교가 영화를 만든다? 좀 엉뚱한 이야기 같지만 경기도 부천 굿뉴스사관학교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회초리’의 3대 투자자로 수억 원의 영화 제작비를 투자했다. 학생 42명은 극중 학동(學童)으로 출연해 영화제작에 직접 참여했다.

‘회초리’는 예절학교의 훈장이 된 어린 딸과 막장인생을 살고 있는 아버지 사이의 화해와 사랑을 그린 휴먼 드라마다. 영화는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주간 박스오피스’ 6위에 올라 있다.

그렇다면 대형교회도 선뜻 엄두내지 못하는 영화 제작에 어떻게 교사 47명, 학생 200명의 기독 대안학교가 뛰어든 것일까. 굿뉴스사관학교 노경남 교장은 “이 시대 아버지와 교사의 권위 회복을 놓고 고민하던 차에 지난해 6월 ‘회초리’ 시나리오를 접하게 됐다”면서 “문화를 통해 기독교 신앙을 전파하고 사회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어 간절히 기도하던 중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연결돼 영화제작에 동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초리’에는 TV 드라마 ‘조강지처클럽’ ‘수상한 삼형제’ 등에 출연한 안내상(47)이 아버지 한두열로,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빵꾸똥꾸’라는 유행어를 만든 진지희(12)가 딸 송이로 등장한다. 식물인간으로 사경을 헤매다 깨어난 전직 권투선수 두열은 법원의 사회봉사 명령으로 한민족예절학교에 들어가는데 꼬마훈장으로 있는 딸 송이를 만나게 된다. 영화는 두열이 송이에게 예절교육을 받으며 진정한 아버지로 거듭난다는 내용이다.

노 교장은 “예수의 ‘예’자도 넣지 않았지만 사실은 대사 대부분이 하나님의 사랑 언어”라면서 “어린 딸 송이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며 자신의 소원을 말하는데, 여기서 어머니는 하나님을 의미한다”고 귀띔했다.

지난 19일 개봉한 ‘회초리’는 현재 171개관에서 상영 중이며, 24일까지 4만9300여명이 관람했다(hoichori.co.kr).

부천=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