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판소리 곁들인 선교대회 “기장, 확 달라졌네”
입력 2011-05-25 20:54
5000여 관중이 내려다보는 가운데 실내체육관 중앙에서 발레 공연이 펼쳐진다. 조금 후에는 구성진 판소리 한 자락이 울려 퍼진다. 25일 오후 부산 기장체육관에서 열린 ‘2011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선교대회’는 이처럼 익숙지 않은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진행됐다. 사실 익숙지 않기로는 기장 교단이 대규모 선교대회를 연 자체가 더하다. 사회선교에 치중해 온 기장 총회로선 새로운 시도인 것이다.
선교대회는 전국 24개 노회에서 온 기장 소속 교회 성도들이 5500개 좌석을 거의 채운 가운데 열렸다. 김종성 총회장은 “교단의 출발지인 영남지역 교우들을 격려하고, 이 지역 선교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다짐하며 2013년 부산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부산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회를 계기로 총회가 펼쳐 오고 있는 ‘3000 교회를 위한 비전 2015’ 운동에 대한 참여와 공감을 더욱 확대하자는 취지도 있다. 전도와 개척, 부흥에 적극 나섬으로써 그간 민주화, 인권 보호 등에 기여한 사회 선교와의 균형을 맞추자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기장 특유의 신앙관, 사회정의 의식이 대회 곳곳에서 드러났다. 어린이와 청년, 여성과 남성의 역할을 세심하게 배분한 예배 순서, 장기 기증과 아프리카에 모기장 보내기 서약, 부산 지역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전달 등 ‘사랑의 나눔’ 순서가 대표적이다.
특히 군산 새힘교회 장인완 목사가 “에헤라 배 띄워라 무지개 찾아서 떠나자. 진보와 개혁이 무엇이냐 우리 주님의 길 아니던가” 등 교단에 대한 자부심을 담아 풀어낸 판소리 ‘기장의 역사’는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행사 중간의 저녁 식사는 굶주리는 이웃을 생각하자는 뜻으로 주먹밥 한 덩이와 물 한 병의 ‘애찬’으로 치러졌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새 시대 새 기장 실천 선언’ 7가지도 기장의 신앙관과 관심사를 잘 드러냈다. “복음의 올바른 해석자, 전도자가 되어 세상을 향해 나아가자” “양성평등을 실천하자” “가난한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자” “영남 선교에 함께하자”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해 일하자” “창조질서를 지키고 보존하자” “WCC 총회 성공 개최를 위해 힘쓰는 기장” 등이다. 예배에 이어진 ‘찬양과 기도의 밤’ 시간에 참석자들은 이 7가지 주제를 놓고 한목소리로 기도했다.
참석자들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부산 교계 대표로 참석한 호산나교회(예장 합신) 최홍준 목사는 “기장은 역시 작은 교단이 아니다”면서 “기장의 저력이 영남지역 복음화에 큰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남 완도제일교회에서 온 최선화(53) 권사는 “교단 발전에 도움이 될 행사라 큰 기대를 걸고 왔는데 만족한다”면서 “전라도에서도 열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