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레슨으로 달란트 기부하는 색소포니스트 강기만
입력 2011-05-25 15:47
[미션라이프] 가스펠 색소포니스트 강기만(37)씨가 지난 4년 동안 작은 교회 목회자 및 평신도 400여명에게 색소폰을 무료로 가르쳤다. 강씨는 국내 가스펠 색소폰 계에서 내로라하는 색소폰 주자다. 박광식 심상종씨와 더불어 국내 가스펠색소폰 3인방으로 불린다.
강씨는 ‘가스펠 색소폰 연주’ ‘케니지 연주곡 리메이크’ 등 정규 음반 2개를 냈으며 ‘강기만과 함께 하는 색소폰 여행’(세광음악출판사), ‘강기만 색소폰 찬송 연주곡집’(예솔출판사) 등 색소폰관련 저서 3권을 펴냈다. 또 국내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만들어 ‘강기만 시그니쳐 소프라노 색소폰’을 출시했다. 현재 MBC 여수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등도 진행한다.
강씨는 전남 여수에서 실용음악 학원을 경영하고 있다. 일단 여수 인근지역에서 색소폰을 배우고자 하는 목회자 평신도들이 학원으로 직접 온다. 20여명이 한 팀을 이룬다. 1주일에 1회 3개월 코스로 레슨이 진행된다.
강씨는 수도권의 작은 교회 목회자 평신도에게도 색소폰을 가르친다. 수강을 원하는 이들이 시간과 장소를 정하면 1주일에 1회씩 강씨가 여수에서 올라온다. 최근에는 서울 강동의 한 교회에서 강습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서울 평안교회, 서울 시온교회, 여수 호산나교회, 여수 한맘교회 등 70여개 교회 목회자 및 성도가 이렇게 색소폰을 배웠다.
그가 목회자 평신도 무료 레슨을 시작한 것은 순전히 신앙 때문이었다. “색소폰 부는 재능을 하나님이 주셨는데, 이것을 돈 버는데 만 사용할게 아니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구나 우리 실용음악학원에 강사가 많아요. 그냥 놀면 뭐해요. (하하) 강사들 마음을 살짝 떠 봤는데, 다들 좋다는 거예요.”
2008년 레슨 받는 이중에 목회자가 있었다. 작은 교회 목사여서 형편이 좋지 않지만 꼭 배우고 싶어 무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강씨는 재능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이 이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3개월 동안 무료로 기초만 가르치겠다고 생각했다. 가난한 목회자를 위한 색소폰 무료강습 소문은 빨랐다. 색소폰을 배우고 싶다는 목회자, 혹은 평신도들이 점점 늘었다.
강씨는 수도권에서는 유료 레슨을 하고 있었다. 역시 재능을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학생들에게 색소폰을 배우고 싶은 작은 교회 목회자가 있으면 연결해 달라고 말했다. 금세 10여명이 돼 팀을 이뤘다.
몸은 힘들고 수입도 그대로지만 보람이 있었다. 색소폰 마니아가 느는 것도 기뻤다. 특히 강씨의 교회연주를 보고 색소폰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많았다. “색소폰 연주가 은근히 매력 있어요. 제 연주뿐만 아니라 어떤 교회는 그 교회 장로의 색소폰 연주 때문에 악기 배우기 붐이 일기도 했어요. 실제 그 교회 성도 10여명이 한꺼번에 레슨을 받았어요.”
경남의 한 비기독인은 색소폰을 배우다가 교회에 등록했다. 강씨의 레슨 곡은 대부분 복음성가다. 또 색소폰을 배우는 많은 분들이 담배를 끊더라며 웃었다. 흡연자는 숨이 짧아 좋은 소리 내기가 어렵다.
그의 비전은 색소폰 교육의 틀을 만드는 것이다. 시중 서점에서 색소폰 입문서조차 구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그 교육의 틀을 복음 성가 곡들로 만든다면 색소폰 입문자들이 자연스럽게 복음을 듣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씨는 색소폰 연주 봉사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최근 작은교회살리기연합(대표 정성진 목사)에 합류, 문화사역팀장을 맡았다. 그는 작은 교회 살리기 일환으로 색소폰 무료공연도 벌인다. “일이 너무 커지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일단 할 수 있는 만큼 섬기면 되지 않겠나 싶네요.”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