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군, 워싱턴에 대표부 개설

입력 2011-05-25 01:32

리비아 반정부 세력이 워싱턴에 대표부 사무소를 개설하게 됐다고 AFP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리비아 반정부 세력을 공식적인 대화상대로 인정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현재 반정부 세력 거점 도시인 벵가지를 방문 중인 제프리 펠트먼 미 국무부 중동담당 차관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리비아 국가위원회에 워싱턴에 대표부 사무소를 설치할 것을 요청했다”면서 “그들도 이 요청을 받아들여 기쁘다”고 말했다.

펠트먼 차관보는 “우리는 트리폴리에 공관을 두고 있지 않다”면서 “무아마르 카다피 측에 워싱턴에 있는 대사관을 폐쇄하도록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카다피는 통치권의 합법성을 잃었다”면서 “그는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펠트먼 차관보는 또한 미국이 리비아 반정부 세력에 5350만 달러(약 585억원) 상당의 구호물자와 2500만 달러(약 273억)의 비살상 군사 장비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당초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던 슈크리 가넴 리비아 석유장관이 실제로는 비밀리에 카다피를 위해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과거 3년간 총리를 지내는 등 카다피 체제의 핵심 인사로 꼽히는 가넴 장관은 지난주 초 육로를 통해 튀니지에 입국, 망명설에 휩싸인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가넴 장관이 지난주 튀니지에서 주요 석유회사 대표들을 초청해 카다피 체제와의 결속을 다지기 위한 모임을 가졌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비록 현재는 주요 석유회사들과 거래가 중단된 상황이지만 상호 결속을 확인함으로써 카다피의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회동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