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訪中] 특급열차 북서行… 종착지 베이징?
입력 2011-05-25 01:17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방중 5일째인 24일 오전 9시50분쯤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에서 자동차를 이용해 난징(南京)에 도착, 중국 최대 전자업체인 판다전자(熊猫電子)를 방문했다.
1936년 설립된 판다전자는 중국 전자공업의 요람으로 꼽히는 기업이다. 종합전자업체로 지난 20년 연속 중국 IT업계 최고 기업으로 선정될 정도로 중국을 대표하는 전자 브랜드다. 그동안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등 30여명의 중국 지도자들이 방문할 정도로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김 위원장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북한 내 전자산업의 발전 방향을 구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 누리꾼이 중국의 동영상 전문 인터넷 사이트 유쿠(優酷·youku)닷컴에 ‘김정일 난징 판다 방문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올려 관심을 끌었다. 영상은 김 위원장 일행이 리무진으로 판다전자 정문 앞에 도착한 뒤 중국 측 경호 및 의전 관계자들에게 둘러싸여 회사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담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타고 온 리무진의 뒷좌석 왼쪽 문으로 연두색 재킷과 검은 색 치마를 입고 흰색 하이힐을 신은 중년 여성이 내리는 모습이 포착돼 이 여성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 여성은 김 위원장이 하차하고 6~7초 지나서 차에서 내렸고, 별도 영접을 받지 않은 채 따로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 여성은 김 위원장과 뒷좌석에 나란히 탑승했었고,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양복 차림의 남성이 문을 열어주며 머리를 숙이자 익숙하게 고개를 끄덕여 답례하는 모습 등으로 미뤄 김 위원장의 넷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47)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아무 경호도 없이 혼자 이동했다는 점에서 통역이거나 중국 측 인사일 가능성도 있다. 김옥은 지난해 8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김 위원장 뒤편에 복숭아색 정장을 입고 배석해 눈길을 끌었었다. 김옥은 1980년대 초부터 김 위원장의 업무를 특별 보좌해 왔으며, 2004년 셋째 부인 고영희의 사망을 전후해 김 위원장과 동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은 이후 시내 둥자오빈관(東郊賓館)에서 여장을 푼 뒤 곧바로 나와 난징 외곽의 신도시 허스(河市)의 청소년 올림픽 주경기장과 세계박물관 등을 둘러봤다. 둥자오빈관은 과거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이 방문해 묵었던 곳이다. 김 위원장의 난징 방문 역시 첨단 산업시찰과 함께 고(故) 김일성 주석의 유적지 탐방을 계속한 것이다.
김 위원장 일행을 태운 특별열차는 이날 오후 2시5분쯤 난징역을 출발, 북서 방향으로 향했다. 일각에서는 톈진(天津) 경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열차는 바로 베이징으로 향한 것으로 관측됐다. 특별열차가 시속 60~70㎞를 유지하며 달리는 점으로 미뤄볼 때 김 위원장은 25일 오전 8시쯤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