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아산공장 '공권력' 전력 투입

입력 2011-05-25 01:06

경찰은 노조원들이 일주일째 공장을 점거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유성기업 아산공장에 24일 오후 4시 공권력을 전격 투입했다.

파업현장에 공권력이 투입된 것은 지난해 11월 1일 경북 구미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KEC 공장 파업 이후 6개월여 만이다.

경찰은 전날 사측의 협조를 얻어 걷어낸 공장 철조망 15m 사이 통로를 통해 선발대를 공장 안에 진입시킨 뒤 31개 중대 30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정문 앞과 각 공장을 점거하고 있던 노조원들을 2시간 만인 오후 6시쯤 모두 해산시켰다.

경찰은 한때 진입을 막기 위해 모인 노조 사수대 200여명과 대치했으나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성기업 노조 측은 공권력이 투입된다면 강하게 저항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공장을 점거 농성하던 유성기업 아산·영동공장 노조원 500여명을 연행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노조원 양측 모두 별다른 부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차례의 노사협상이 결렬되고 파업 과정에서 노조원과 사측 간의 물리적 충돌로 10여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이어 노조의 공장 점거와 업무 방해 등이 이어지는 등 불법행위가 분명하게 드러났다”며 공권력 투입 배경을 밝혔다.

유시영 유성기업 사장은 노조원들이 연행된 후 공장으로 들어와 “조속한 시일 내에 생산 재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측과 비노조원은 공장 내부를 청소하는 등 25일 오전부터 정상가동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창고에 있던 제품은 아무런 손상이 없는 상태였고, 제조 설비도 노조가 점거하기 전과 다름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법과 절차는 물론 최소한의 공정성도 무시한 야만적인 폭거”라고 비난했다. 유성기업 노조의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는 이날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충남지부와 대전충북지부 등에 대응 파업을 벌이도록 지침을 내렸다.

아산=정재학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