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학교 도서관 인프라는 70년대?… 툭하면 다운 속터지는 DLS
입력 2011-05-24 18:32
서울 금옥여고 사서교사인 박옥순(54·여)씨는 점심시간마다 도서 대출·반납 때문에 한바탕 난리를 치른다. 서울시교육청이 운영 중인 도서대출반납시스템(DLS)이 학생이 몰리는 점심시간마다 ‘먹통’이 되기 때문이다. 박 교사는 24일 “점심시간인 낮 12시부터는 스캐너로 바코드를 한번 찍는 데만 1∼2분이 걸려 사실상 업무마비 상태”라며 “몇 차례 개선을 요청했지만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초·중·고교가 사용하고 있는 DLS가 이번 학기 들어 오류가 계속되면서 학생과 사서교사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시교육청이 문예체(문학·예술·체육) 교육과 독서를 강조하면서도 도서관 인프라는 1970년대에 머물러 있다는 불만이 높다.
사서교사들에 따르면 이번 학기 들어 DLS는 속도 저하뿐 아니라 반납 오류, 대출도서 목록 중복 등 여러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신학기 초인 3월에 신입생 등록 등으로 속도가 느려지곤 했으나 올해에는 5월이 다 지나도록 시스템이 말썽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사서교사는 손으로 대출과 반납을 기록한 다음 서버가 정상화되면 다시 입력하고 있다. 서울 경복고 박정선 사서교사(55·여)는 “스캐너로 학생증과 책의 바코드를 찍으면 바로 정보가 뜨는 게 정상인데 지금은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며 “학생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는 손으로 기록해 놓고 이용자가 줄어드는 시간에 별도로 입력한다”고 말했다. 교사들에 따르면 학교당 하루 평균 도서대출 권수는 50∼100권이다. DLS는 이 정도 용량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지만 시교육청은 원인 파악도 못한 상태다.
DLS 홈페이지엔 이번 학기에만 벌써 네 차례 ‘속도 지연에 대한 공지’가 올라와 있다. ‘서버에 부하가 많이 걸려 개선하고 있다’ ‘접속 지연이 완화되는 오후 4시 이후 사용해 달라’는 내용이다.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서울교육연구정보원 관계자는 “지난해 서버를 증설해 서버 용량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유지보수 업체에서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LS는 2000년대 초부터 도입됐으며 올 1월 기준으로 서울시내 1184개 학교가 이용하고 있다. 그동안 일부 학교에서는 ‘책꽂이’라는 별도 대출반납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지만 시교육청은 DLS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학교들도 연간 사용료가 100만원 안팎인 별도 프로그램을 이용하기보다 DLS로 바꾸는 추세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