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매립 파문 확산] “부산 개금동에도 美 군수창고… 독성물질 취급 가능성”

입력 2011-05-24 22:15

재미언론인 안치용씨가 블로그서 밝힌 의혹들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운영하는 재미언론인 안치용씨는 미국 정부 자료를 분석한 탐사보도로 유명하다. 안씨는 24일 경북 왜관 캠프 캐럴 기지의 고엽제 매립 의혹과 관련된 여러 건의 자료를 공개했다.

안씨는 캠프 캐럴 외 다른 기지에서 고엽제가 취급됐을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는 “캠프 캐럴에 고엽제가 보관돼 있었던 것은 이 기지가 미군의 군수창고 역할을 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라며 “관련 기록을 살펴본 결과 부산 개금동 일대, 인천 부평 산곡동 일대도 미군의 군수창고 역할을 하던 곳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안씨는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에서 사용이 금지된 독성물질 PCBs(폴리염화바이페닐) 448드럼을 처리했다고 기록된 1991년 미 공병단 용역보고서와 부천 오정동 캠프 머서에서 화학물질이 매립됐다는 미군 전역자의 증언도 공개했다. 두 기지에 대한 조사가 추가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안씨는 또 고엽제 매립지로 의심되는 캠프 캐럴 헬기장의 2번 헬리포트가 2004년 우측으로 25m 옮겨졌음을 보여주는 사진 자료를 공개했다. 그는 “구글 어스로 확인 가능한 캠프 캐럴 헬기장 위성사진은 2003년 12월 5일, 2004년 2월 25일, 2009년 3월 25일에 촬영된 3장”이라며 “2009년 위성사진에는 2번 헬리포트가 우측으로 25m 옮겨진 것으로 나타나는데, 새로 옮겨간 지점은 2004년 사진에서 보면 주차장 지역이었다”면서 “2번 헬리포트 지역에 헬리콥터가 착륙하지 못할 이유가 발생해 이전한 게 아닌지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안씨는 지난 1월 25일자 미국 관보를 확인해 미 재향군인청이 한국 비무장지대 고엽제 살포에 따른 미군 장병들의 피해보상 범위를 당초보다 2년 확대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안씨에 따르면 재향군인청은 2009년 7월 24일 관보를 통해 고엽제 피해보상 범위를 68년 4월 1일∼69년 7월 31일로 제안했다. 그러나 의회 등의 논의과정을 거치면서 당초보다 2년1개월을 확대한 71년 8월 31일을 피해보상 마지막 일자로 확정했다.

안씨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비무장지대 고엽제 살포 종결시점인 69년 7월 이후에도 심각한 고엽제 피해가 발생할 정도로 추가 살포 또는 살포에 따른 위험이 있었음을 의미한다”며 “69년 7월 이후에도 고엽제가 살포됐다는 증언이 잇따르는 만큼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