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투자 길라잡이] 어린이 경제교육
입력 2011-05-24 17:26
우리 주위에는 아직 사회진출도 못한 대학생이 고금리 대부업체 대출이자를 연체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서른도 안 된 청년이 개인파산신청을 하는 등 금융관리를 못해 꽃도 피기 전에 인생의 어려움을 겪는 일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에게 제대로 된 경제교육은 못 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제교육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활면허증’이라고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가치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은 열 살 때부터 풋볼경기장에서 땅콩과 팝콘을 팔며 경제와 금융을 몸으로 배웠다고 한다.
경제교육은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모으고, 어떻게 쓰는가를 배우는 교육이다. 따라서 이유 없이 용돈을 주거나 선물을 사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어린이 경제교육에서는 ‘용돈교육’이 가장 핵심이다. 돈을 벌고, 쓰고, 모으고, 나누는 방법을 모두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용돈교육에서 제일 먼저 할 일은 용돈의 사용처를 정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얼마 정도를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아이와 합의한 후 이에 따라 용돈의 규모를 정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용돈을 빠듯하게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용돈이 풍족하면 돈을 다루는 법을 배울 수가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용돈교육의 시작은 초등학교 3학년쯤이 적당하다. 첫 번째 단계는 예산을 짜는 것이다. 용돈을 반드시 써야하는 곳이 있는데 다른 곳에 사용했을 때 아이가 피해를 보는 항목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준비물인데 아이가 용돈을 다른 곳에 사용했을 경우 선생님께 야단맞게 되는 불이익을 스스로 경험하고 깨닫도록 해야 한다.
기본용돈은 부모가 주되, 추가로 용돈을 본인이 직접 벌어보게 하는 방법도 좋다. 항목과 대가를 미리 정해둬야 한다. 재활용품 정리나 동생 돌보기, 가족을 위한 일에 대가를 지급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시험에서 100점 맞으면 얼마 줄게”, “방을 청소하면 얼마 줄게”라는 식으로 아이 자신을 위한 부문에 대해서 대가를 지불해서는 안 된다.
용돈기입장은 단순히 어느 항목에 얼마를 지출했다고 기입하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어디에 얼마를 썼는데 이것이 잘 사용한 것인지를 아이들 스스로 평가를 하도록 하는 게 좋다. 참고로 경제교육관련 사이트로는 기획재정부 어린이 청소년 경제교실, 한국은행경제교실, 전국은행연합회, 금융감독원어린이 청소년 금융교실 등이 있다.
배종우 하나은행 청담동 골드클럽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