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죽음 부른 불특정 대중과의 소통

입력 2011-05-24 17:29

스포츠 케이블 방송 아나운서 송모씨의 투신 자살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부작용을 드러낸 불행한 사례다. 프로야구 임모 선수와 애정 문제로 고민해온 송씨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내밀한 내용이 올라 곤혹스런 상황에 놓인 데다, 트위터에 임 선수와 열애 관계임을 밝혔으나 상대가 이를 부인하는 등 논란이 일자 크게 고민했다고 한다. 여기에 네티즌들이 악성 댓글로 송씨를 비난하고 직장에서는 징계를 받을 지경에 이르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송씨는 불특정 다중(多衆)과의 소통 수단으로 SNS를 사용했다. SNS는 블로그 미니홈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 휴대 단말기를 통해 소식을 알리고 감정을 나누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다. 그 범위는 사적인 규모에 머무는 게 일반적이나, 대중이 사용자를 주목할 때에는 매스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도 있다. 송씨의 경우 직업과 관련해 야구 팬 등 특정 부류의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었던 것이 불행을 키우지 않았나 싶다.

소통 수단이 다양해지고 친근해지면 그만큼 사회 성원들 간에 상호 이해도 깊어져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남의 불행에 공감하지 못하고 자기주장만 앞세우는 난장판이 되고 있다. 강연과 기고 활동이 활발한 어느 유명 인사는 인터넷에 올라간 자기 글의 댓글을 일체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쓰레기통을 일일이 열어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최진실씨를 비롯해 신경이 굵지 못한 연예인들이 악성 댓글에 희생됐다.

SNS는 이제 개인은 물론이고 권력도 통제 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이 되었다. 최근 영국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타 선수 라이언 긱스의 불륜은 법원 보도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트위터를 통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현실 세계에 환경 오염물질이 있듯이 인터넷 세상에서는 악성 댓글이 곧 방사성 물질이고 다이옥신이다. SNS도 마찬가지다. 지나친 자기노출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며 외려 상처를 받기 쉽다. 사용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