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의 태극전사… 설기현 2001년 첫 출전, 이영표 8강·4강전 경험, 박지성 첫 우승컵 입맞춤
입력 2011-05-24 17:3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가 한국 선수들의 활동 무대가 된 것은 21세기 들어서다.
‘차붐’ 열풍을 일으키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던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의 경우 소속팀이 리그 우승을 하지 못해 챔피언스리그의 전신 유러피언 챔피언스 클럽컵(약칭 유러피언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1992년 챔피언스리그로 대회가 확장되며 참가팀 수가 늘어나기 전까지 유러피언컵은 각 리그 우승팀과 이전 대회 우승팀만 참가가 가능했다. 대신 차 전 감독은 1979∼1980 시즌과 1987∼1988 시즌 UEFA컵 대회에서 두 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러다가 2001년 8월 당시 벨기에 안더레흐트에서 뛰던 설기현이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그라운드를 밟았다. 스웨덴 할름스타드와의 챔피언스리그 예선 3라운드 원정 1차전에 선발 출장해 0-1로 뒤지던 후반 11분 동점골까지 넣으며 챔피언스리그와 한국 선수의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같은 해 9월에는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와의 32강전에 교체 투입돼 첫 본선 출전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2003년 9월에는 스페인 레알 소이에다드에 진출해있던 이천수가 올림피아코스와의 32강전에 교체 출전했다. 이천수는 2004년 2월 올림피크 리옹과의 16강전에도 교체 출전해 챔피언스리그와 인연을 맺었다.
챔피언스리그가 보다 우리 국민에게 보다 친숙해진 것은 박지성이 등장하고 나서부터다. 박지성은 PSV 아인트호벤 소속이던 2003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데뷔한 이후 2005년에는 이영표와 챔피언스리그 8강, 4강 무대를 함께 밟았다. 특히 2005년 5월 AC밀란과의 4강 2차전에서 선제골을 기록하며 팀의 3대 1 승리를 이끌었으나 1차전 패배로 결승에 진출하지는 못했다.
박지성은 같은 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챔피언스리그와 더 깊은 인연을 맺게 된다. 2008년 결승전에서 팀이 첼시를 상대로 우승하는 것을 벤치에서 지켜봐야했지만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에 입맞춤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듬해 5월에는 아스널과의 4강전에서 맨유 이적 후 첫 챔피언스리그 골을 작렬시켰다. 같은 해 아시아인 최초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2010년 3월에는 AC밀란과의 16강 2전에서 팀의 세 번째 골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올 시즌에는 지난달 첼시와의 8강 2차전에서 4강 진출을 확정하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유독 강팀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