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03시 45분… 웸블리구장 결투 유럽 열기속으로

입력 2011-05-24 17:31


맨유·바르셀로나 결승전으로 본 챔피언스리그

29일(한국시간) 오전 3시 45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또 한번 꿈의 무대가 펼쳐진다. 1992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러피언 챔피언 클럽 컵(유러피언컵) 결승전이 열린 이후 19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개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결승전은 유러피언컵 포함, 각각 3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FC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간 대결이어서 축구팬들의 기대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유럽 최고의 팀 가리자=전세계 단일 스포츠 경기 중 가장 많은 시청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시작된 것은 1955∼1956 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약칭해서 유러피언컵으로 불리는 이 대회는 프랑스 스포츠 일간 레퀴프의 편집자인 가브리엘 아노 등에 의해 시작됐다. 전 대회 우승팀과 각 리그 우승팀이 출전해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다음 라운드 출전 팀을 가렸다. 첫 대회 이후 1959∼1960 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가 5회 연속 우승하며 이 대회 최강팀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후 1992∼1993 시즌부터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하고 참가 팀 숫자도 점차 늘리며 지금의 방식으로 치러지게 됐다. 2009년에 확정된 지금의 진행 방식은 본선에 직행한 22개팀과 플레이오프를 거친 10개 팀 등 모두 32개 팀이 조별 리그를 진행해 우승팀을 가린다. 지난 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가 9회로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으며 AC 밀란이 7회로 그 뒤를 잇고 있다. UEFA 규정상 3연속 우승을 차지하거나 통산 5회 우승을 차지한 팀은 우승 트로피 빅 이어(Big Ear)를 영구 보유할 수 있다. 현재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는 아약스, 바이에른 뮌헨을 포함해 레알 마드리드, AC 밀란, 리버풀이 트로피를 영구 보유할 권리를 갖고 있다. 초기에는 연속 우승팀이 심심치 않게 나왔으나 1988∼1989, 1989∼1990 시즌 연속 우승한 AC 밀란 이후 연달아 우승하는 팀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클럽 간 경쟁이 치열하다.

◇최고 클럽 간 팽팽한 명승부=그간 55번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모두 14번의 연장전과 9번의 승부차기가 나올 정도로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다. 2010∼2011 시즌 결승에 오른 맨유와 바르셀로나 역시 각각 1967∼1968 시즌, 1990∼1991 시즌 첫 우승의 영광을 연장 접전 끝에 안았다. 팽팽한 명승부 중 축구팬들이 자주 언급하는 결승전으로는 우선 2004∼2005 시즌 리버풀과 AC 밀란의 이스탄불 경기가 꼽힌다. 전반 1분도 안 돼 터진 말디니의 선제골과 크레스포의 연속골로 전반을 0-3으로 뒤진 리버풀이 후반 제라드의 골을 시작으로 3-3 동점을 만든 후 승부차기에서 3대 2로 승리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우리가 예선 첫 경기를 가졌던 폴란드의 수문장 예지 두덱이 승부차기에서 선방하며 ‘이스탄불의 기적’을 만들었다. 1998∼1999 시즌 맨유와 바이에른 뮌헨의 결승전은 ‘3분의 기적’으로도 불린다. 전·후반 90분이 끝날 때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0-1로 끌려가다가 추가 시간 3분 동안 베컴이 연결한 두 번의 코너킥이 셰링엄과 솔샤르의 골로 연결되며 맨유가 2대 1로 승리해 두 번째 빅 이어를 들어올렸다.

◇뉴웸블리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은 우리!=2007년 새로 개장한 축구성지 뉴웸블리에서 맞붙는 맨유와 바르셀로나는 이미 웸블리에서 한 차례 우승한 기분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맨유는 1967∼1968 시즌 웸블리에서 벤피카를 꺾고 이 대회에서 첫 우승했고, 바르셀로나 역시 1991∼1992 시즌 삼프도리아를 제치고 우승팀에 이름을 올렸다. 두 팀은 챔피언스리그 우승 횟수(3회)뿐만 아니라 역대 팀 간 맞대결 전적에서도 3승 4무 3패로 동일해 승부를 쉽게 예상하기 힘들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는 바르셀로나가 6번의 결승에서 3승 3패로 5할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고 맨유는 4번 결승에 진출해 3승 1패를 기록 중이다. 맨유가 기록한 유일한 패배는 2008∼2009 시즌 바르셀로나와의 맞대결에서 나왔다.

각각 자국 리그를 우승한 두 팀은 스타들의 면면뿐만 아니라 감독들 간의 전술 싸움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퍼거슨 맨유 감독이 올 시즌 빅 이어를 들어올릴 경우 리버풀을 이 대회 3회 우승으로 이끌었던 밥 페이슬리와 함께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 감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주젭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은 2008∼2009 시즌 우승하며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한 여섯 번째 감독이 된 후 통산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본선에서 11골을 기록 중인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골을 추가할 경우 챔피언스리그 최다 골 기록을 갖고 있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12골)를 넘어설 수도 있다. 유러피언컵까지 확대할 경우 호세 알타피니가 14골로 최다 골 기록을 갖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