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에너지] ‘청정에너지가 미래’… 녹색세상 열어간다

입력 2011-05-24 21:30


지난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는 에너지 분야에선 한 획을 긋는 변곡점이다. 석유와 원자력 시대가 저물어가고 신재생에너지 시대가 열렸음을 뚜렷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석유 빈국이지만 원자력 강국임을 자부해왔던 우리나라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원자력에 집중하는 사이 선진국들은 이미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이미 한참을 앞서간 상황이다. 힘겨운 추격전을 벌여야 하는 처지다.

지식경제부의 세계 신재생에너지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2430억 달러 수준이던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2015년 4000억달러, 2020년엔 1조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태양광, 풍력, 지열 등 8대 그린에너지 분야의 2030년 투자 규모가 7조 달러(약830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황금알을 낳는 ‘에너지 혁명’이 수면 아래에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이를 준비해 왔다.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일본 미국 EU 등 선진국에서 대부분(60∼80%)을 점하고 있다. 태양광은 중국 미국 독일 등 선진국 업체 7개가 태양전지 시장의 74%를, 풍력은 미국 독일 스페인 중국 등 톱10 업체가 풍력발전기 시장의 82%를 장악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각축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향후 10년간 1500억 달러를 투자해 2025년 전력의 25%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키로 했고, EU는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 에너지의 20%로 확대키로 했다. 중국도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5%로 올리기로 했다. 중국이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투자한 돈은 346억 달러다. 우리나라가 최근 3년간 투자한 2조원과 비교하면 선진국과 격차는 향후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다만 아직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틈새는 많다.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전력 생산은 풍력이 67.2%이고 지열(30.6), 태양광(1.4), 태양열(0.5), 조력 등(0.3) 순이다. 풍력은 상용화가 많이 됐지만 태양광과 태양열 등 나머지 분야는 아직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 바이오에탄올 등을 포함하는 바이오매스도 아직은 시작 단계다. 중국은 이를 간파하고 태양광 모듈과 태양전지 분야를 공략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우리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세계시장 공략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삼성 LG 한전 한화 등 국내 대기업들이 태양광과 풍력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 경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한화는 태양광사업 분야의 수직계열화를 마쳤고, 두산중공업은 발전설비 분야 전문 업체의 노하우를 살려 풍력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효성은 지난해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정부는 그린에너지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조선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2015년까지 태양광 20조원, 풍력 10조원 등 총 4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