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시가총액 하루 4조 이상 날아갔는데 유성기업은 상한가
입력 2011-05-24 01:29
유성기업 노조의 파업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시가총액이 하루 동안 4조원 이상 허공으로 날아갔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가동에 차질을 주고 있는 유성기업은 주식시장에서 상한가를 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유성기업 파업 엿새째인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주당 5.39%(1만3000원) 하락한 22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기아차는 4.69% 떨어지며 7만원 밑으로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4조2192억원이나 감소했다.
현대모비스도 3.14% 추락하는 등 자동차 부품주들도 추락하면서 운송장비 업종 주가가 평균 5.11% 빠졌다.
반면 유성기업은 14.9%(390원)나 치솟은 3015원에 마감했다. 생산 중단이 발표된 지난 19일 급락분 280원(9.93%)을 만회하면서 1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생산차질로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것이 보통이지만 유성기업 주가가 반대의 현상을 보인 것은 투자자들 사이에 현대·기아차 등 굴지의 기업을 맥을 못 추게 만드는 기업이라는 ‘존재감’이 각인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자동차 업종의 추락 속에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전 거래일보다 55.79포인트(2.64%) 떨어진 2055.71로 장을 마쳤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하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지수는 1.52%,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2.93% 폭락했다. 홍콩의 항셍지수와 호주 증시도 각각 2.03%, 1.88%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 폭락은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약화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세 단계 강등하자마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이 하향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환율은 유로화 약세를 타고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15.10원 오른 1097.90원으로 마감하면서 5거래일 만에 1090원대로 돌아섰다.
이동훈 이경원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