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브리핑 나선 금감원 한은 견제·영역확장 시도인가

입력 2011-05-23 18:46

금융감독원이 23일부터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등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정례 브리핑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축은행 감독 부실로 감독·조사권을 일부 빼앗길 것을 우려해 한국은행을 견제하기 위한 영역확장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날 예정에 없던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이라는 10쪽짜리 기자설명회 자료를 배포한 뒤 브리핑을 실시했다. 이 가운데 ‘주요 글로벌 리스크 요인’ 부분을 보면 한은의 최근 기준금리 동결을 반박하는 뉘앙스의 분석이 눈길을 끈다. “미국 등 선진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할 경우 선진국-신흥국 간 금리격차 축소로 국제자본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대목으로 서둘러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영린 거시감독국장은 이런 류의 브리핑을 이날부터 정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굳이 고유의 영역도 아닌데 한은을 비롯해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해온 거시경제 브리핑을 하려는 이유는 뭘까. 김 국장은 “금감원이 (저축은행 부실 감독 책임을 둘러싼 쇄신방안이 논의되는 등) 현재 어려운 상황에서 역할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은 관계자들은 생뚱맞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거시건전성 감독 차원에서 다루는 것은 뭐라 할 수 없다”면서도 “평소에 관심도 없는 분야에 브리핑까지 하는 등 부산스럽게 일처리 하는 것이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동훈 고세욱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