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아산공장… 노조원은 정문-비노조원 지하차도서 맞시위
입력 2011-05-23 22:07
노조의 전면파업과 사측의 직장폐쇄로 맞서고 있는 유성기업 아산공장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유성기업 노조원 500여명과 상위 단체 노조원 500여명은 공장을 점거한 채 농성 중이다. 노조원들은 회사 정문에서 외부인 출입을 막고 있다. 반면 비노조원인 관리직 직원들은 회사 앞 지하차도에서 시위를 벌이며 맞대응에 나섰다.
유성기업은 올해 초부터 주간 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 도입을 놓고 노사가 대립해 왔다. 주간 연속 2교대제는 철야(자정∼오전 8시) 근무를 없애고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 2교대로 나눠 일하는 근로 형태다. 노사는 10여 차례 논의를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노조는 지난 18일 파업을 시작했고 사측은 즉시 직장폐쇄에 돌입했다.
유성기업 관계자는 “노조 측의 점거농성 양상이 기간산업 총파업을 추진하려는 민노총의 대리전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25%가량의 임금을 인상해야 하는 주간 연속 2교대제 등의 노조 측 요구는 도저히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노조는 “쟁의행위 준비 중 사측이 먼저 직장을 폐쇄했다”며 “직장폐쇄는 피해를 감당할 수 없거나 긴급성이 명백할 때만 가능한 방어적 조처”라고 반발하고 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조선호텔에서 열린 자동차업계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1인당 연봉이 7000만원이 넘는 회사의 불법파업을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유성기업 노조에서 주장하는 주간 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는 완성차업계도 하지 못하고 있고 부품업계도 한 회사만 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어서 완성차나 부품 업계 모두 무리라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현대차 정진행 사장은 “일부 디젤차 라인을 중심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조속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와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5개 완성차업계는 자동차 엔진 핵심부품 생산업체인 유성기업의 파업이 이달 말까지 지속되면 생산 차질이 5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대표단 20명은 이날 오후 유성기업 아산공장을 항의 방문해 파업 중단과 조업 정상화를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민주노총 소속인 유성기업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사측이 전날까지 입은 직접 피해액만 1111억960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산=정재학 기자,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