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암시글’ 아나운서 끝내…송지선씨, 오피스텔서 투신
입력 2011-05-23 21:40
서울 서초경찰서는 23일 오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송지선(30·여·사진)씨가 투신해 숨졌다고 밝혔다. 송씨는 오후 1시43분쯤 서울 서초동의 H오피스텔 19층 집에서 뛰어내렸다. 순찰 중이던 아파트 경비원이 송씨를 발견하고 신고했으나 송씨는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숨졌다.
송씨는 최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임태훈(23) 선수와의 열애설 때문에 네티즌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이달 초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임 선수와의 연애 사실을 인정하는 글을 올렸지만 임 선수 측은 이를 부인했다.
이후 송씨의 미니홈피에 임 선수와의 애정 행위를 묘사한 글이 올라와 인터넷에 퍼지면서 송씨는 많은 부담을 느꼈다. 송씨는 해당 글 게시 사실을 부인했지만 인터넷에는 임 선수를 비방하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고 인신공격성 발언도 올라왔다.
지난 7일에는 송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경찰과 소방대원이 출동했으나 송씨는 집에서 자고 있었다. 자살 소동 후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송씨는 결국 개인사를 둘러싼 세상의 과도한 관심을 이기지 못한 듯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송씨 사건을 두고 일상을 나누고 아픔을 달래기 위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올린 짤막한 개인사가 인터넷에서 확대·재생산되면서 비극을 낳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네티즌 사이에는 개인의 사생활 공개를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사생활이 공개된 개인은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의 정신적 상처를 받게 돼 수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개인사를 공론의 장에 올릴 때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고 네티즌도 이를 옮길 때 보다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