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폐 철길 탐방로 조성 논란… 市 휴식공간 정비계획에 시민단체 “자연 보존” 주장

입력 2011-05-23 18:01

전북 군산시가 TV와 드라마·광고 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경암동 폐(廢) 철길(길이 500m)을 탐방길로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사람 냄새나는 원 상태로 놔둬야 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군산시는 올해 9월까지 1억5000만원을 들여 ‘철길마을’을 현대적인 탐방길과 휴식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시는 일반인들이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폐목이 널려 있는 철길을 일부 정비하고 주변의 자투리땅에는 쌈지공원을 만들어 쾌적하게 만들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폐철도를 활용한 추억 되살리기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철길 주변에 버려진 생활쓰레기와 폐기물 등을 말끔히 정비하고 공공디자인을 접목해 휴식공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일부 주민은 “설명회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이 곳을 찾는 이유는 옛 정취를 즐기려는 것이지 깔끔한 미관을 보려고 하는게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암동 철길은 1944년 쌀과 목재를 수송하기 위해 옛 군산역에서 현재의 페이퍼코리아(용지 제조) 회사 구간에 건설돼 2008년까지 기차가 운행됐다. 철길 양옆 1m 거리에 허름한 가옥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지나간 시대를 연상케 해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