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訪中] 金 '시장경제 최일선' 할인마트 15분간 깜짝 방문

입력 2011-05-24 01:25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에 내려간 지 이틀째인 23일 숙소 근처 대형 할인마트를 깜짝 방문했다.



김 위원장 일행의 차량 행렬은 오후 3시20분쯤 영빈관 구내를 빠져나와 영빈관 건너편에 있는 SG할인마트에 멈췄다. 영빈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이곳 할인마트에서 김 위원장은 약 15분간 머무르며 시장경제의 최일선 현장을 둘러봤다. 김 위원장은 마트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종류와 가격, 포장상태 등에 대해 유심히 관찰했다. 마트의 한 여직원은 “선글라스를 쓴 김 위원장이 2층 매장을 상세히 둘러봤으며 특히 식용유와 쌀 등 식품류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선글라스를 쓴 김 위원장이 할인마트를 빠져나와 리무진으로 향하는 장면이 일부 외신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과거 방문 때와는 다른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에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북한의 식량난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다. 2012년 강성대국 선포를 앞두고 있는 북한은 식량난 해소와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이 시급하다. 선진적인 시장경제의 흐름을 현장에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할인마트를 방문함으로써 개혁·개방의 방식을 구상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오전에 한장경제개발구를 방문하는 등 본격적인 산업시찰에 나섰다. 오전 9시10분쯤 숙소인 영빈관을 나온 김 위원장 일행은 먼저 근처 서우시(瘦西) 호수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우시 호수는 양저우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명소로 1991년 10월 김일성 주석이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주석과 함께 수상 관광을 했던 곳이다.

이어 15대의 고급 승용차량에 탑승한 김 위원장 일행은 한장경제개발구로 향했다. 한장경제개발구는 수치제어금속판재 가공설비산업과 태양광 및 풍력발전설비 제조, 생물·의약·보건식품 등 3대 산업군을 주축으로 구성된 공업단지다. 장쑤성이 지정한 성급개발구로 2001년 9월 가동에 들어갔으며, 전체 60㎢ 면적 중 현재 17.6㎢만 개발돼 운영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한장경제개발구에서 직접 방문한 회사는 ‘징아오(晶奧) 태양에너지유한공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태양에너지 배터리 생산과 판매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북한은 최근 화력과 수력 에너지가 한계에 도달해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북한과 중국이 공동개발 중인 나선특구에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 관련 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타고 온 특별열차가 양저우역 플랫폼에서 사라져 한때 김 위원장이 다음 행선지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날 밤 영빈관에 있는 극장에서 장쑤성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하고 만찬을 한 뒤 숙박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