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난파 작곡 ‘고향의 봄’보다 5개월 앞선 통영 출신 이부근의 민요풍 노래 악보 발견
입력 2011-05-23 19:24
홍난파(본명 홍영후·1898∼1941) 작곡의 동요 ‘고향의 봄’은 ‘나의 살던 고향은…’으로 시작되는 이원수(1911∼81)의 시 ‘고향’을 가사로 만들어졌다. 지금도 애창되는 홍난파의 동요 이전에 ‘고향’을 가사로 한 노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일제시대 동인지에 실린 악보로 확인됐다. 이미 알려진 이일래(1903∼79·동요 ‘산토끼’ 작곡가)의 가곡 ‘고향’과 함께 세 종류의 ‘고향의 봄’이 존재했던 것이다.
음악 연구가인 김연갑 한민족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는 “1929년 5월 통영의 동인지 ‘노래동산’ 창간호에서 이부근 작곡의 민요풍 노래 ‘고향’ 악보(사진)를 발견했다”며 “홍난파의 악보보다 5개월, 이일래의 것보다는 10년 가까이 앞선 것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최초의 ‘고향의 봄’”이라고 23일 밝혔다. ‘새로 쓴 난파 홍영후 연보’에 따르면 홍난파의 ‘고향의 봄’은 1929년 10월, 이일래의 ‘고향’은 1938년에 작곡됐다. 유학파 홍난파의 ‘고향의 봄’이 일본화된 서양음악이었다면, 통영의 문화운동가였던 이부근의 노래는 당시 40∼50대에게 익숙한 전통 민요풍이었다.
김 이사는 “지역마다 동네마다 50개가 넘는 아리랑이 있듯이, 당시 시 ‘고향’을 자기의 이야기라고 공감했던 수많은 사람이 곡을 붙였다면 이 세 곡 이외에도 더 많은 ‘고향의 봄’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시 ‘고향’은 1926년 4월 잡지 ‘어린이’에 발표됐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