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부부됨의 뜻

입력 2011-05-23 17:49


에베소서 5장 22∼32절

성경은 예수 믿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부부됨은 개인과 개인 사이의 합의나 헌신, 혹은 사랑이기에 앞서 하나님의 부르심이라고 가르칩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보내 우리와 그 아들을 묶으신 것 같이, 곧 교회와 그리스도를 하나로 묶으신 것 같이 부부를 묶어주신다고 성경은 가르칩니다. 그래서 믿는 자들에게 부부됨은 신앙의 문제가 됩니다.

물론 성경은 사랑도 부부됨의 본질로 가르칩니다. 그러나 사랑에 대한 이해가 좀 다릅니다.

성경은 사랑을 진심과 정열과 다른 문제로 다룹니다. 고린도전서 13장은 사랑에 대한 정의를 ‘오래 참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사랑은 상대방을 내 마음에 들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부부가 된다는 것은 둘이 똑같아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둘은 끝까지 다릅니다. 다른데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 아닌 사람을 사랑하려면 나 같지 않은 것을 인정해야 됩니다. 상대방이 나와 같아질 것이라고 욕심을 낼 때 사랑은 실패하게 됩니다.

삶이라는 현실은 부부가 열심히 협력한다 해도 버겁습니다. 짐을 나누어 져도 모자랄 판에 심지어 부부는 짐을 더 갖고 들어오기까지 합니다. 나를 도와주고 위로할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짐을 더 가지고 들어오는 바람에 우리는 당혹해합니다. 정열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사랑은 진심과 열정의 문제보다 더 큰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이렇게 성경은 가르칩니다.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않는다. 사랑은 성내지 않는다. 사랑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다 상대방의 나와 다른 것들을 담아내는 실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해와 관용으로 감수하고 인내하기를 요구합니다. 그것이 사랑입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이 나에게 아무런 부담이 없기를 바라는 것은 성경에는 약속되어 있지 않습니다.

부부는 나도 나를 감당하지 못하는 형편에 나 아닌 사람을 감당해야 한다는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서 있습니다. 사랑이 다만 우리에게 책임으로만 요구된다면 그것을 넉넉하게 감당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우리에게 사랑을 주셨으되 그것을 당신의 부르심과 약속과 능력과 자비하심과 축복으로 묶으셨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는 이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그 길이 승리와 완성으로 끝날 것을 믿는 것입니다. 우리는 더 깊어질 것이고 더 멋있어질 것이고 더 풍성해질 것이며 더 영광스러운 자리로 인도될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그 아들을 보내어 우리를 위하여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고 부활하신 그 아들을 우리의 머리로 우리를 그의 몸으로 묶으신 것과 같은 신비로 부부를 허락하셨다는 성경의 약속에 담긴 내용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아내들이여 남편에게 복종하라”고 요구합니다. 남편이 더 높거나 언제나 존경스럽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 사람을 내 남편으로 주었다는 것을 믿음으로 복종하라는 것입니다. 남편은 아내를 자기 몸같이 사랑하라고 합니다. 늘 사랑스럽고 늘 만족스러워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이 사람을 내 아내로 주었다는 신적 약속과 부르심을 믿음으로 기억하여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부부됨을 통해 우리는 인간이 인간을 고쳐 내거나 다 담아낼 수 없다는 사실을 배우고, 한계와 무력함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이해와 용서와 넘어가주는 인간의 가장 깊은 내용을 배우게 됩니다. 인간의 능력과 생각과 소망을 뛰어넘는 신적 능력과 약속과 신비의 부르심으로 하나님이 우리를 부부로 묶으신 목적은 단지 우리의 행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의 완성에 있음을 믿습니다.

남포교회 박영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