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이 꼽는 다니고 싶은 교회 덕목은… 서로 다름에도 하나되는 것

입력 2011-05-22 19:12


“유명인사, 부자보다는 아프고 힘든 사람들을 향하는 교회에 다니고 싶어요.” “돈이 아니라 몸으로 봉사하는 기회를 주는 교회를 다닐 겁니다.” “아기 데리고도 눈치 보지 않고 예배 드릴 수 있는 교회 어디 없을까요?”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경기도 고양시 중산동 중산초등학교 5층에서는 개혁교회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 주최의 ‘제6회 이런 교회 다니고 싶다’ 세미나가 진행됐다.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13개 교회 성도들을 포함한 250여명의 참석자들은 각자 지닌 이상적 교회상에 대해 함께 생각하며 고민했다.

주최 측은 네 가지 주제로 이상적 교회상을 제시했다. 제1 주제 ‘차별을 넘어서 차이를 인정하는 교회’를 진행한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조석민(신약학) 교수는 “유교 영향 아래의 한국 기독교인들은 위계와 질서, 신분과 직분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성경에 목사 장로 권사 집사 등 직분에 차등을 두었다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즉, 직분에 구애받지 않고 성도 누구나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교회도 성경적이라는 것이었다.

이 밖에 제2 주제 ‘모이는 교회, 흩어지는 교회’에선 참된 공동체를 이루고 세상으로 나가 일하는 교회, 제3 주제 ‘함께 세워가는 교회’에선 민주적인 절차로 운영되는 교회, 제4 주제 ‘성도, 세상과 소통하는 교회’에선 세상과 소통과 공감을 이루는 교회가 되는 방법을 각각 모색했다.

참가자들도 어떤 교회에 다니고 싶은지를 적극적으로 밝혔다. 경남 김해에서 100일 된 아기를 안고 찾아왔다는 최현정(34·여)씨는 “성경적 가치관이 어른들로부터 아이들에까지 똑같이 흘러가는 교회를 원한다”고 말했다.

6년 전 이 세미나를 시작한 교회인 부천 예인교회(정성규 목사) 정기환(39) 집사는 “최소한 함께 예배 드리는 사람들이 누구이고 어떻게 사는 분인지 알 수 있는 지역교회”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경기 고양시 대화동에서 온 허순일(37·여)씨는 “전에 어느 교회 예배에 아기를 데려갔다가 ‘목사님 설교에 방해되니 구석으로 가 달라’는 말을 듣고 크게 실망했다”는 경험을 전하며 “예배의 목적이 무엇인지 한참 고민하다가 지금은 온 가족이 함께 예배 드릴 수 있는 작은 교회에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는 너머서교회(안해용 목사) 정용인(54) 집사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 그대로, 아프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를 원한다”고 했다. 그는 전체 20여 가정이 자녀들까지 함께 직접 ‘몸으로 하는 봉사’에 나서고 있다는 교회 자랑도 덧붙였다. 역시 이 교회에 다니는 안이삭(13·고양 풍산중1)양도 “목사님 집사님 상관없이 반갑게 인사하고,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교회가 좋다”며 나름의 바람직한 교회상을 밝혔다.

네트워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합동을 비롯해 침례교, 나사렛 등 교단 소속과 독립교회 등 성도 250명 이하 작은 교회 13개로 구성됐으며 2005년부터 이 세미나를 비롯해 ‘건강한 교회’ 운동을 펼쳐오고 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