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민주·국참당·외곽세력… “흩어진 친노 대화 시작”
입력 2011-05-22 21:37
움직임 빨라지는 ‘노무현 사람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계기로 친노(親盧)가 한데 모여서 진지한 논의를 가질 필요가 있다. 내년 총선 및 대선에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될 것이다.”
요즘 친노 인사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그 밖에 외곽으로 여러 갈래 흩어져 있는 친노 세력이 ‘제2의 정권 창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가시적인 대규모 회동이 눈에 띈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 참모 출신들의 모임인 ‘청정회’는 22일 저녁 노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한 식당에서 세미나를 열었다.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이용섭 의원이 청정회 회장으로 세미나를 주재했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서거 2주기 당일인 23일에는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 주재로 이해찬 전 총리, 한명숙 전 총리,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원로급들까지 참여하는 오찬 모임이 예정돼 있다.
이 전 비서실장은 2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2주기가 지나고 나면 연대와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용섭 의원은 “친노라는 개념이 과거에는 노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셨던 분들에 한정돼 있었다면, 이제는 그분과 정신적으로 가까운 사람들도 포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친노의 영역을 확장하고 노 전 대통령이 강조한 사람 사는 세상, 정의로운 세상을 실현할 후보가 당선되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역할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노 진영은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에서의 잇따른 야권 패배로 한때 폐족(廢族) 위기에까지 내몰렸지만 지난해 6·2 지방선거를 통해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대선과 관련해 ‘친노 독자후보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유 대표와 김두관 경남지사가 유력한 주자로 자리잡은 가운데 최근에는 문 전 실장이 ‘다크호스’로 급부상 중이다. 친노 관계자는 “문 전 실장 역시 이번 2주기가 지나면 자신의 거취를 분명하게 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노 인사 중 상당수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 정세균 최고위원 등을 지지하고 있어 대권주자 중 누구를 구심점으로 친노 진영이 재편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안 지사는 최근 “김대중·노무현의 역사에 법적 정통성을 가진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해 우회적으로 손 대표에 대한 거부감을 보인 반면, 이 전 지사는 “손 대표 같이 예측 가능한 분이 대통령 되는 걸 보고 싶다”며 손 대표 지지 의사를 뚜렷하게 밝힌 바 있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