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추모 행사… 보-혁 갈등없이 진행

입력 2011-05-22 18:33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앞둔 주말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렸다. 서울 부산 광주 등 분향소가 차려진 곳마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모든 행사는 보수·진보 단체의 갈등 없이 평화롭게 진행됐다.

22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주변에 설치된 분향소에는 시민들이 전날부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헌화한 국화꽃이 수북이 쌓였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길게 묶은 줄에는 추모객들이 노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은 노란색 띠가 가득 매어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분향 온 가족들은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리거나 메모판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마음을 적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 헌화하며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직장인 심규철(33)씨는 “내 마음에 유일한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뿐”이라며 “서거 2주기가 지났지만 그리운 마음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추모문화제도 전국에서 개최됐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는 노무현재단 주최로 ‘사람 사는 세상이 돌아와’라는 주제의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부산 장전동 부산대 ‘넉넉한 터’에서는 문재인·한명숙·이해찬씨 등 참여정부 인사와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워 투 더 피플 2011, 부산’ 행사가 개최됐다.

전북 전주 오거리광장에서 열린 추모문화제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종교계 행사와 전통 국악과 록 공연이 마련됐다. 노 전 대통령의 꿈과 좌절, 희망을 담은 동영상 ‘우리는 왜 다시 노무현을 말하는가’가 상영됐고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전시회도 열렸다. 강원도 홍천 꽃뫼공원과 횡성 3·1만세운동 공원, 강릉 솔올공원 등에서도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2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추모행사에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시민 수천명이 참여했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상주단 20여명은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을 들고 서울광장 주변을 행진했다. 영정이 제단으로 옮겨지는 동안 시민들은 노란 풍선과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노무현재단은 23일 오후 2시 봉하마을 묘역 옆에서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등 유족, 노사모 회원, 민주당 손학규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추도행사를 개최한다.

전웅빈 기자, 전국종합=이영재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