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11년 물가상승률 4.5%될 수도…적정금리는 4% 이상”

입력 2011-05-22 22:23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2일 올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연 3.2%에서 4.1%로 크게 올렸다. 또한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정상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적정 금리 수준을 4% 이상으로 제시했다.

KDI는 이날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1%, 내년에는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되는데도 불구하고 (올해 물가상승률이 높은 데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3.3%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농축수산물과 국제 원자재 등 공급 쪽 요인으로 촉발된 물가상승세에다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측면의 상승압력까지 가세하면서 높은 수준의 물가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일시적 공급 충격에 따른 요인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올해와 내년에 모두 3.4%로 지난해(1.8%)에 비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KDI의 이 같은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연 4.5%보다는 낮지만 한국은행(3.9%), LG경제연구원(3.8%) 등보다 높은 것이다.

KDI는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했다. 신석하 KDI 연구위원은 “현재 기준금리(연 3.0%)는 성장률 등 경제여건에 비해 여전히 낮아 명목성장률과 크게 괴리돼 있다”면서 “정상적 금리수준은 최소 4% 이상”이라고 말했다. KDI는 최악의 경우 물가상승률이 4.5%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KDI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 4.2%로 한국은행(4.5%) 등보다 낮춰 잡았다. 내년 성장률은 연 4.3%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우리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로부터 정상화되면서 잠재성장률(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 수준으로 조정되는 모습으로 봤다.

다만 점진적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소득대비 가계부채 수준이 미국, 영국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올해 112억 달러, 내년에는 82억 달러로 줄 것으로 예상했다. ‘5% 내외 성장, 3% 수준 물가’를 내세웠던 정부는 25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때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 뒤 다음달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발표 때 전망치를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