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의 슈바이처… 평화·사랑·나눔 의료봉사단 10년간 무료 醫術
입력 2011-05-22 18:04
외국인 노동자에게 무료로 의술을 베풀어온 ‘평화·사랑·나눔 의료봉사단’이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서울평화센터, 연세대 세브란스 가정의학과 전문의 모임,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경실련 청년회, 서울여자간호대학 항아리, 단국대 로타렉트의 연합체인 봉사단은 2001년 5월 20일 서울 가리봉동 외국인 노동자의 집 2층 식당에 임시 진료실을 차리고 첫 진료를 시작했다. 당시 자원봉사자 24명이 외국인 노동자 130여명을 치료했다.
지금은 자원봉사자가 5000여명에 이른다. 10년 동안 무료진료가 300회를 넘었고 치료받은 외국인 노동자만 2만8000여명에 달한다.
봉사단 설립 때부터 참여한 공창배 단장은 22일 “당시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는 진료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다”면서 “이들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봉사단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봉사활동 이야기를 듣고 뜻을 같이하고 싶다는 의사, 대학생 등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이어졌다”면서 “봉사 단원이 1000∼2000원씩 보탠 돈과 열정으로 10년을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봉사단은 서울 가리봉동 외국인 노동자 전용 의원에서 매주 일요일 정기진료를 하고 있다. 매월 한 차례 다른 지역을 돌고, 1년에 한 번씩 동남아 국가 등을 찾아간다.
그러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큰 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고혈압, 당뇨 등 비싼 약도 갖추지 못했다. 열흘간 복용해야 하는 약을 2∼3일치만 줘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공 단장은 “봉사단에는 의료기기가 없어 대학병원과 협력해 수술과 진단이 가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봉사단 식구 100여명은 한국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에서 ‘의료봉사단 10주년 기념식’을 열고 의료봉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