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이영빈 ‘목욕탕 그림 전’] 위에서 내려다 본 발가벗은 자아

입력 2011-05-22 17:41


젊은 작가 이영빈(31) 그림의 주요 소재는 목욕탕이다. 세상 모든 사람이 사회적 신분을 버리고 평등하게 알몸을 드러내는 목욕탕은 작가에게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공간이자 자기 고백의 공간이기도 하다. 종이를 가득 메운 목욕탕 그림(사진)에 비해 사람들은 아주 작게 그려져 있다. 사람의 크기를 작게 인식하는 작가의 무의식에서 비롯됐다.

그의 개인전이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다음달 26일까지 열린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부감 시점으로 종이에 먹으로 빽빽하게 그려진 목욕탕 바닥 타일은 그림 속 공간이 단절된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고, 동시에 목욕탕 밖으로까지 이어진 선은 세상이 관계로 얽혀 있음을 상징한다. 그림 10점과 드로잉 150여점이 전시된다(02-720-1524).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