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 치료때 인슐린 저항성 확인해야”
입력 2011-05-22 17:53
제2형(후천성) 당뇨병을 치료할 때는 인슐린 분비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와 인슐린 저항성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 신촌 허내과 원장 겸 연세대 명예교수 허갑범 박사는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현철 교수팀과 함께 2003년 1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진료한 총 6925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인슐린 투여를 어떤 경우에 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조사했다. 그 결과 2형 당뇨병 환자의 73.1%가 인슐린은 제대로 분비되는데도 불구하고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인슐린 저항성을 갖고 있어 인슐린 투여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중 51.9%는 대사증후군 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결과는 최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제24차 춘계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대사증후군이란 내장 지방이 복부에 쌓여 혈중 당 수치와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는 증상으로 방치할 경우 당뇨병과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등이 생길 위험이 커지게 된다. 이번 조사에서도 20.7%가 경동맥경화증, 34.5%가 고혈압, 1.2%가 허혈성 심질환, 16.6%가 이상지혈증, 58.8%가 지방간, 46.9%가 대사증후군을 동반하고 있었고, 인슐린 저항성을 갖고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발생 빈도가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2형 당뇨병 환자들은 인슐린 투여에도 불구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없는 환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혈당이 잘 떨어지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이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인슐린을 투여할 때 무엇보다 먼저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허 박사는 “이를 무시하고 혈당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인슐린을 투여하면 뜻밖의 합병증 발생 위험을 높이게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