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신장암

입력 2011-05-22 17:55


신장(콩팥)에도 암이 생길 수 있다. 신장암은 국내에서의 발생 빈도가 위암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 간암 유방암 전립선암 담도암 췌장암에 이어 자궁경부암과 함께 열 번째다.

신장암은 흡연과 밀접한 인과관계를 갖고 있다. 신장암을 일으키는 원인 중 가장 유력한 것으로 흡연이 꼽힌다. 신장암의 약 30%가 흡연과 연관돼 있고, 흡연자는 비(非)흡연자에 비해 배 이상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통제를 장기간 과다 복용하는 경우에도 신장암 발생을 경계해야 한다. 신부전으로 장기간 혈액투석을 시행한 후에 발생하는 일종의 물혹인 신낭종이 암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신장암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혈뇨와 옆구리 통증, 손끝으로 만져지는 종괴(혹)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함께 나타나는 경우란 전체 신장암 환자의 10∼15% 정도에 불과하고, 이 때는 암이 벌써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다.

나머지는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들어있는 복부 초음파 촬영 검사 등을 통해 아무 증상도 없이 우연히 발견되고 있다. 신장암은 초기라고 해도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 진단 검사만으로 쉽게 확진할 수 있다. 또 조기 신장암은 수술로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신장은 여력이 많은 장기다. 따라서 암으로 한쪽 신장을 완전히 잘라내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한 쪽 신장만 갖고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신장은 간 췌장 자궁 등 복강 내 다른 장기와 달리 척추 옆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에는 신장을 수술할 때 옆구리를 30㎝ 정도 절개하고 시술했다. 그러나 이 수술 방법은 피부 절개를 많이 하기 때문에 회복 기간도 길고, 통증도 심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내시경 카메라가 달린 복강경으로 신장을 적출하는 복강경 수술이다. 이 수술은 환자의 배에 지름 1㎝ 정도의 구멍 3∼4개를 뚫고, 이를 통해 수술 기구를 뱃속에 넣어 암이 생긴 쪽의 신장을 잘라내는 치료법이다.

수술 시간은 보통 90∼150분 정도다. 수술 후 2∼3일이면 퇴원해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빠르고 흉터도 거의 없다는 게 장점이다.

현재 암의 크기가 7㎝ 미만이고, 여러 곳에 퍼지지 않고 일부 부위에만 국한돼 발생한 신장암의 경우 이 수술로 완치될 확률은 90% 이상이다.

신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아무 증상이 없는 발병 초기에 발견,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증상을 느낄 때는 늦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는 가능한 한 복부 초음파 검사를 추가로 받아 뱃속의 장기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신장도 건강한 상태인지를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떤 암이든 조기에 진단해야 쉽게 치료하고, 완치율도 높일 수 있음을 명심하자.

양승철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