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시한부’ 진단 러 환자 한국서 건강 찾았다

입력 2011-05-23 09:22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뇌종양으로 시한부 삶 진단을 받은 말기 암 환자가 국내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연세의료원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러시아에서 길어야 한 달 반 정도 살 수 있다는 진단을 받은 김 보리스 그레고리비치(66·남)씨가 3월 중순 뇌종양 절제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고 두 달여 만에 제 발로 걸어서 귀국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고 22일 밝혔다.

김 보리스씨는 러시아에 정착한 재외 동포 3세로 한국관광공사가 불리디보스토크 지사에 설치 운영하는 U-헬스센터를 통해 국내 병원을 찾은 첫 번째 환자였다(본보 3월 28일자 13면 참조).

김 보리스씨는 지난해 11월 의식이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 구토와 함께 다리에 힘이 풀리는 증상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한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방광암 세포가 뇌로 전이됐고, 말기 상태여서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후 김 보리스씨 부부는 나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알아보다 한국관광공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지사에 있는 U-헬스센터의 화상진료시스템을 이용해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홍창기 교수와 원격 상담을 하게 됐다. 이어 홍 교수는 좀더 정밀한 검사를 위해 한국에서의 치료를 권유했다.

정밀검사 결과 김 보리스씨는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병원의 진단과 달리 방광 쪽에는 아무 이상이 없고, 뇌종양도 말기 단계가 아니라 3기 정도이며 수술도 가능하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곧바로 종양 절제 수술 및 방사선 치료에 들어간 김 보리스씨는 점차 구토와 어지러움 등의 이상 증상이 사라지면서 혼자 걷기 훈련을 할 정도로 빠르게 건강을 회복, 17일 귀국 길에 올랐다.

김 보리스씨는 앞으로 재발을 예방하고 완치 판정을 받을 때까지 한국관광공사 블라디보스토크 지사에 있는 U-헬스센터의 화상진료 시스템을 바탕으로 원격 진료를 계속 받을 예정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